‘스위치’ 정치권력의 민낯 드러내…신랄한 정치풍자

입력 2018-04-14 16: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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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피의자가 됐다?!”

SBS ‘스위치-세상을 바꿔라’가 ‘현실 정치’를 그대로 녹여낸 ‘웰메이드 풍자’를 선보이며 안방극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스위치-세상을 바꿔라’(극본 백운철, 김류현/ 연출 남태진/ 제작 씨제스 프로덕션/ 이하 스위치)는 진짜와 가짜의 콜라보! 사기꾼에서 검사로 얼떨결에 롤러코스터한 사도찬이 법꾸라지들을 화끈하게 잡아들이는 통쾌한 사기 활극. 극중 천재 사기꾼 사도찬(장근석)이 오하라(한예리)의 제안으로 자신과 똑같이 생긴 백준수 검사 역할을 대신, 마약 밀수 사건을 수사하는 모습으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스위치’에서 사도찬과 오하라가 쫓고 있는 신종마약 LSDT 밀수에는 전직 국회의원이자 총리까지 역임한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원로 정치인 최정필(이정길)과 최정필이 수족으로 부리는 금태웅(정웅인)이 연관돼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마약 밀수로 비자금을 완성하고 정치자금으로 사용해온 최정필은 자신의 돈으로 만든 사조직 ‘남산클럽’과 정도영 검사장(최재원)을 이용, 자신의 정치권력을 굳건히 지키고자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스위치’에서 현실정치를 신랄하게 담아내며 정치권력의 민낯을 드러낸 부분들을 정리해본다.

◆ “대통령도 피의자야!” 검찰을 움직여 대통령을 피의자로 만들고 조기대선까지 한꺼번에 노렸다! 어두운 정치 세력의 사조직화!

극중 최정필은 사도찬이 예상을 뛰어넘어 대통령 행렬까지 막아선 채 외교관 최상현이 들여오던 LSDT를 발견하자 당혹스러워했던 상황. 특히 대통령이 자신의 행렬에서 마약이 나오자 “이번 사건에 대통령의 직위를 걸고 모든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습니다. 아울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련자들은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할 것입니다.”라며 특별 담화를 발표한데 이어, 최상현을 수사하면서 바하마에 있는 계좌까지 발견되자, 최정필은 자금추적과 압수수색에 대한 불안감에 분노했다. 결국 최정필은 검사장 정도영을 부른 후 “남산클럽 들어오고 싶나? 큰 놈 잡아오그래이”라고 제안했고, 한참을 고민하던 정도영은 외교관 최상현에게 허위자백을 시켰다. 이에 최상현이 “마약운반. 브이아이피의 지시였습니다. 대통령 지시였다고요”라고 발언, 사도찬과 오하라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후 정도영은 자신에게 따져 물으러온 오하라에게 “대통령도 피의자야. 이젠 너흰 손 떼!”라고 강하게 명령, 사건을 특검으로 넘기며 최정필의 위기를 완벽하게 방어했던 터. 이에 최정필은 정도영을 남산클럽에 오게 한 후 “우리 남산클럽은 정도영 검사장을 킹으로 만들꺼다”라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그리고는 대통령이 피의자 된 상황을 거론하며, “조기대선도 가능하지 않겠냐”라고 호탕하게 웃었 보였다. 극 초반 자신이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는 사모임 ‘남산클럽’에서 자신이 키운 장학생들을 놓고 현 정권을 비난하며 큰소리를 치는 모습으로 이목을 끌었던 최정필이 대통령의 자리까지 쥐고 흔드는 어두운 정치 세력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시청자들을 소름 돋게 만들었다.

◆ “정의는 흑백논리 아니긋나? 오해건 음모 건 간에 한번만 똥물 뿌리면 끝나는 거 아이가?” 마약밀수로 정치 비자금 형성해온 뒤틀린 정치현실을 풍자!

대통령을 피의자로 만든 최정필은 이후 정도영을 남산클럽에서 킹으로 만들거라는, ‘킹메이커’의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정도영을 향해 “정치는 정의에 기대는 게 아이다. 정의는 흑백논리 아니긋나? 오해건 음모 건 간에 한번만 똥물 뿌리면 끝나는 거 아이가?”라고 음모로 가득 찬 정치색을 내비쳤던 것. 또한 그럼 뭐에 기대야 되냐는 정도영에게 “환상! 잘 먹고 잘 살게 해주겠다카믄..흠이 있다캐도 눈 감아주는게... 전쟁 치른 민족의 특징인기라. 알긋나?”라는 편견에 사로잡힌 정치론을 전해, 듣는 이들을 경악케했다.

특히 최정필은 정도영을 카지노 클럽으로 불러 황금칩을 모두 몰아준 후 “정프로..세상에 공짜 없는 거 알제”라며 “황사장. 글마는 무슨 일 없어야 한다. 정프로..내 말 알긋나?”라고 협박을 가하기도 했다. 자신의 범죄행각을 뇌물로 막아버리려는 구악적인 정치인의 행태를 드러낸 것. 심지어 최정필은 “그기 얼마짜리 사업인지 니 알제? 여기저기 로비에 뇌물주고 남산클럽 얼라들 장학금 펑펑 퍼주고도 몇 천억씩 남던 사업인기라”라며 꼬리가 드러나게 된 마약밀수에 대해 금태웅을 꾸짖는 모습도 선보였다. 위법적인 일도 비자금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서슴없이 자행해온 위악적인 정치병폐를 신랄하게 담아내 긴장감을 높였다.

제작진은 “정치라는 다소 무겁다면 무겁다고 할 수 있는 주제를 사기라는 아주 가벼운 수단을 통해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방향이다. 시청자들께서도 속 시원하다고 격려해 주시니 더욱 경쾌한 전개와 사이다 스토리로 시청자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BS 수목드라마 ‘스위치’ 13, 14회 분은 18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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