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판권 내주고 지원비 반토막…쪽박 떠넘기기?

입력 2018-04-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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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최승호 사장. 사진제공|MBC

■ 드라마 판 바꾸는 MBC…‘밤 10시 시간대’를 외주제작사에 파는 이유

막대한 제작비 불구 종종 큰 손실
위험부담 최소화…방송만 하기로
판권 가진 외주사는 쪽박 vs 대박


MBC가 하반기 드라마 제작 및 방영과 관련한 ‘판’을 바꾼다. 7월부터 미니시리즈 시간대를 외주제작사에 판매해 방송사는 방영만 하고, 판권은 제작사가 갖는 방식 등으로 드라마 방영 및 제작 환경을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방송사 측은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외주제작사의 제작이 보편화된 환경에서 이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16일 방송관계자들에 따르면 MBC는 7월 월화·수목 미니시리즈부터 이 드라마들이 방송하는 시간대(오후 10∼11시)를 외주제작사에 판매할 예정이다. 방송사는 외주제작사가 만든 드라마를 해당 시간대에 내보내는 방영권만 보유하고, 제작사에게 해외 판권이나 다시보기 서비스(VOD) 등의 권리를 넘긴다. 이에 따라 방송사는 광고 판매를 통해서만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MBC는 또 외주제작사에 제공하는 제작비를 5000만 원에서 1억 원 선으로 대폭 줄인다는 방침이다. 대개 회당 3억 원 이상 제작비가 투입되는 드라마의 경우 방송사는 약 2억 원을 지원한다. 모자라는 제작비는 제작사가 PPL(간접광고) 등을 통해 충원하거나, 10%, 20% 등 일정 시청률에 도달할 때마다 제작비를 추가로 지급하기도 한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드라마에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하고서도 그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크게 손실을 입게 된다. 이 때문에 방송사는 드라마 제작비를 줄여 위험부담을 최소화시키고, 동시에 광고판매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외주제작사는 이전보다 부담해야 하는 제작비가 늘어나게 된다. 드라마 해외 판권 판매가 예전만큼 활발하지 못한 상황에서 VOD 등 부가서비스 등으로 발생하는 수익도 드라마 종영 후에 정산이 가능해 외주제작사로서는 제작비 회수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커진다. 반면 드라마가 대박이 나고, 해외에서 판권이 높은 가격에 팔릴 경우 제작사로서는 전례 없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도 생기게 된다.

MBC는 드라마 연출의 문호도 넓힐 계획이다. KBS와 SBS와 달리 MBC는 유난히 자사 소속 연출자를 고집해왔지만 하반기부터는 프리랜서 연출자 기용을 적극 고려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방송 중인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와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가 각각 2%, 4%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어 MBC로서는 이번 개혁을 통한 분위기 쇄신이 절실한 상황이기도 하다.

MBC의 이 같은 변화에 KBS와 SBS가 어떠한 움직임을 보일지도 관심을 모은다. KBS 양승동 사장이 선임되고 조직개편이 한창 진행중이며, SBS는 지상파 3사 중 가장 안정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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