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 일등공신’ 한화 불펜, 어떻게 승리 DNA 장착했나

입력 2018-04-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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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송은범. 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 한화는 지난 10년간(2008~2017시즌)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 이 기간에 지휘봉을 잡았던 감독만 네 명(김인식~한대화~김응용~김성근)에 달한다. 2015~2017시즌 한화 불펜의 이미지는 ‘혹사’라는 단어로 설명이 가능했다. 이 기간 한화 선발진의 평균 소화이닝이 4.1이닝에 불과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계투진의 물량공세로 승부하려 한 탓에 벌어진 일이다. 매 경기를 한국시리즈 치르듯 하다 보니 젊은 선수들이 들어갈 자리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한화는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에서 16일까지 10승8패(승률 0.556)로 3위에 올라있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트린 결과다. 팀 타율 3위(0.291)의 강력한 타선과 계투진 방어율 1위(4.14)에 빛나는 탄탄한 불펜이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신임 사령탑 한용덕 감독의 원칙에 따른 선수단 운용과 젊은 피의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화 박주홍-박상원-서균(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긍정론과 젊은 피의 성장

방어율 1위만큼 의미가 큰 지표가 또 있다. 6승 1패(5세이브 10홀드)의 승패 마진(+5)이라는 불펜 성적이다. “선수들이 전광판에 뜬 기록을 보는 재미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송진우 투수코치의 말과도 궤를 같이한다. 일종의 긍정론이다. 송 코치는 “투수들이 모여 있을 때는 좋은 것만 부각하려 한다. 보완해야 할 점은 따로 얘기한다.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는 올 시즌 신인 박주홍(19)을 비롯해 박상원(24), 서균(26) 등 젊은 투수들이 필승계투조에서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들 세 명의 합산 방어율은 2.70(20이닝 6자책점)에 불과하다. 이른바 ‘성공체험’을 하다보니 승리 DNA도 쌓였다. “선수들이 이기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다”는 한용덕 감독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한화가 2018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대 밖 선전에는 신임 사령탑 한용덕 감독의 힘이 크다. 한 감독은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불펜진을 운용하며 독수리 군단의 비상을 이끌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확고한 원칙, 혹사는 없다

무리한 등판은 구위 저하로 이어진다. 김성근 전 감독 시절 한화가 뼈저리게 느낀 부분이다. 한 감독 체제에서는 3일 이상 연투가 사라졌다. 팀 내 가장 많은 12게임에 등판한 서균은 네 차례 이틀 연속 등판(2연투)했지만, 휴식일은 확실히 보장받았다. 박주홍과 박상원은 세 차례, 송은범은 한 차례 2연투가 전부다. 마무리 정우람은 가능한 9회 세이브 상황에서 1이닝만 책임지게 했다. 그는 한화 이적 첫해인 2016시즌 무려 18게임에서 2이닝 이상을 책임진 탓에 구위 저하에 따른 우려를 지우지 못했다. 그러나 1이닝을 책임지는 확실한 마무리로 자리 잡은 올해는 세이브 성공률 100%(5세이브·방어율 2.57)를 자랑한다. 5강 싸움이 걸려있는 승부처가 아니라면, 정한 원칙을 깨지 않겠다는 한 감독의 철학이 만든 결과다. 4명의 선발투수가 평균 5이닝을 소화하며 계투진의 과부하를 줄인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에 따라 ‘선발투수를 쉽게 교체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싹튼 것은 어두웠던 과거를 단번에 잊게 하는 최고의 수확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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