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전참시’ 세월호 사태=MBC 정상화 걸림돌?

입력 2018-05-11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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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의 세월호 뉴스 화면 사용으로 총제적인 위기에 놓였다. MBC 내부에서는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는 이 사건이 단순 실수가 아니라고 보고 의견 청취를 결정했다.


‘전참시’는 최근 방송분에서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모자이크 처리된 세월호 참사 당시 뉴스 화면을 자료 화면으로 사용했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 희화화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일었고 곧장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전참시’의 출연자인 이영자가 이번 사건에 당혹감을 드러내고 녹화 불참 의사를 밝히고 최승호 MBC 사장 역시 철저한 진상조사로 책임자를 추궁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사태는 단순한 방송사고 이상으로 번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에서는 ‘전참시’ 제작진이 해당 자료 화면을 건네받을 때 세월호 화면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을 가중시켰다. 이에 대해 MBC 측은 “1차 진상조사 결과 단체 카톡방에서 세월호를 언급한 대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당 보도를 일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지적 참견 시점’은 결국 2주간 결방을 결정했다.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프로그램이 직격타를 맞았다. 존폐 위기에 몰렸다는 말이 이 상황을 설명하는 정확한 문장일 것이다.


하지만 MBC 측은 이 상황을 한 예능 프로그램의 실수가 아닌 매체의 신뢰성이 달린 문제로 보고 접근 중이다. 최승호 사장이 “MBC정상화가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한 부분에서 ‘전참시’의 세월호 논란을 보는 그의 인식을 알 수 있다.

이런 최 사장의 시각은 ‘전참시’ 진상 조사 위원회를 살펴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세월호 가족 대책위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오세범 변호사를 외부 전문가 조사위원으로 초빙하고 사내 5인으로 위원회를 꾸린 점이나 2차 조사에서 세월호 유가족, 노조 참여를 이야기한 것도 이 사안을 바라보는 MBC 내의 엄중한 기류를 읽을 수 있다.


문제는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는 이 진상 조사가 어떤 결과로든 ‘전참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까지 진행된 이상 해당 책임자를 찾아내 징계하고 부주의하면서도 의도적인 것만 같은 이 실수로 충격을 준 시청자 앞에 ‘전참시’ 제작진이 사죄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

모든 것은 인과응보(因果應報)이니 ‘전참시’의 치명적인 실수는 그들이 감당해야 한다. 그게 설령 폐지라는 결과일지라고 받아들일 수 밖에.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MBC의 진상조사가 묘하게 “‘전참시’에게만 돌을 던져달라. MBC는 죄가 없다”고 말하는 듯 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사진제공|MBC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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