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참견 시점’, 존폐의 기로에 서다

입력 2018-05-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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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사진제공|MBC

MBC 진상조사위 “고의성 없었다”
현재 제작 올스톱…폐지설은 부인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세월호 참사 뉴스속보 화면을 삽입해 논란을 일으킨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전참시)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세월호 참사 보도 화면을 사용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는 16일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의성은 없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폐지를 논의한 바 없다”며 시중의 폐지설도 부인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인기의 핵심인 이영자의 녹화 불참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고, 시청자들의 거부감도 큰 상황이어서 제작진으로서도 촬영 재개에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난해 최승호 사장이 부임하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과거 왜곡 보도를 반성하고 사과한 MBC가 또 다시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을 아프게 만든 ‘사고’를 일으킨 상황도 그 고민을 키우는 요소다.

조사위원을 맡았던 전진수 MBC 예능본부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참시’ 존폐 여부에 관한 질문에 “현재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돼 모든 것이 스톱됐고, 출연자들 역시 조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상태”라면서 “출연자들과 논의해 향후 방송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생각이다. 정리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는 출연자들과 논의해 폐지로 의견이 모아지면 프로그램은 폐지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조능희 MBC 기획편성국 본부장은 “논란의 시작은 조연출”이라고 밝히고, “조연출은 (세월호 피해자를)조롱하거나 희화화하는 고의성으로 어묵 자막을 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단순한 과실로 볼 수 없다. 웃음을 전하는 프로그램에서 사회적 참사를 사용했다는 것은 방송 윤리를 훼손해 엄중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프로그램 책임자인 연출, 부장, 총괄 책임자 본부장은 관리감독 소홀과 미흡한 사후 조치로 징계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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