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ing Biz & Star] 김한균 대표 “가족이 쓰는 화장품…인공 향료도 함부로 못 써요”

입력 2018-05-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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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균 코스토리 대표는 “아직 한창 일해야 할 나이이고 회사를 키워가는 과정이 즐겁다”며 “글로벌 뷰티업계에 매각이 아닌 ‘아시아의 로레알’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코스토리

■ ‘아시아 로레알’ 꿈꾸는 김한균 코스토리 대표

‘파파레서피’도 딸 위해 만든 화장품
소비자 의견·화장품 본질 가장 중요
제조 강국 한국, 글로벌 브랜드 적격


최근 로레알그룹이 서울 동대문 시장에서 출발한 한국의 1세대 패션 쇼핑몰 ‘스타일난다’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인수 이유는 스타일난다의 색조 화장품 브랜드 3CE(쓰리컨셉아이즈)가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보여준 남다른 경쟁력 때문이다. 여세를 몰아 ‘제2의 스타일난다’ 탄생이 기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인 국내 뷰티 업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파레서피를 운영하는 코스토리다. 대표 상품 ‘봄비 꿀단지 마스크팩’이 2014년 중국 출시 이후 5억장 이상의 누적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코스토리타워에서 김한균(33) 코스토리 대표를 만나 미래 비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 화장품 본질에 충실한 게 성공 비결


-로레알의 스타일난다 인수 이후 코스토리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아무래도 해외에서 잘나가는 뷰티업체라는 이미지 때문인 것 같다. 현재 중국,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및 유럽 14개국 등 총 30여개 국에 진출한 상태이고 특히 파파레서피와 무스투스 브랜드는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를 비롯한 유럽 14개국 세포라 매장에 입점해 있다. 향후 지속적인 해외 판로 개척으로 시장 다각화를 추구할 것이다.”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계기는.

“파파레서피 ‘봄비 꿀단지 마스크팩’이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게 시작이었다. 기존 마스크팩 시트가 두껍다고 판단해 얇은 시트로 선보이고 임신부와 유아도 쓸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


-중국 시장 공략 비법이 있다면.


“따이공(보따리상)을 철저히 배제하고 현지 파트너와 두터운 신뢰를 쌓은 게 도움이 됐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에 현지 파트너사를 전적으로 따르고 ‘함께 성장하자’는 생각으로 협력했던 것이 상호 윈윈 효과를 냈다. 현재 중국 내 헬스&뷰티 스토어를 통해 중국 전역에서 코스토리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중국의 헬스&뷰티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는 파파레서피 제품. 사진제공|코스토리


-코스토리의 성공 원동력이 궁금하다.

“늘 소비자 의견에 집중하고 화장품 본질에 충실한 것이다. 좋은 제품에 대한 해답은 새로운 경험과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 현장에 있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제품 만들 때도 ‘내 가족이 쓴다는 마음으로 제품을 만들자’가 철칙이 됐다.”


-파파레서피가 딸을 위해 만든 화장품이라는 탄생 스토리도 같은 맥락인가.

“아빠로서 세 딸을 위한 화장품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인공 향은 쓰지 말아야 하고 알레르기 요인도 제거해야 하는 등 제조에 있어 보다 엄격해졌다. 제조사들이 코스토리와 일하는 것이 까다롭다고 했을 정도다.”


-스토리텔링이 제품 홍보에 효과가 있었나.

“그렇다. 운 좋게도 마침 이 시기에 MBC ‘아빠! 어디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아빠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아빠 마케팅’과 더불어 파파레서피도 유명세를 타게 됐다.”


-K뷰티의 범주를 벗어나 글로벌 브랜드를 강조하는데.

“K뷰티는 국내 뷰티 브랜드에게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큰 무기가 될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 뛰어넘어야 할 한계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K뷰티는 과거가 된 느낌이다. 전 세계에서 한국은 이미 화장품 제조 강국이다. 한국 출신 글로벌 브랜드로 홍보해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스타일난다의 경우처럼 매각을 고려해 본 적이 있는지.

“아직 한창 일해야 할 나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고 회사를 키워가는 과정이 즐겁다. 글로벌 뷰티업계에 매각이 아닌 ‘아시아의 로레알’을 회사 목표로 세웠다. 로레알이 랑콤, 비오템, 입생로랑, 슈에무라, 키엘 등 30개가 넘는 전 세계 브랜드를 관리하는 것처럼 브랜드 콘셉트 위주의 회사로 꾸릴 것이다.”

김한균 코스토리 대표. 사진제공|코스토리


● 15층 사옥, 다양한 브랜드로 채우고파


-남성들의 불모지인 뷰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학창시절부터 피부가 좋지 않아 자연스레 메이크업과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뷰티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남성 1호 뷰티 파워블로거로 화장품 리뷰를 쓴 것이 결국은 직업으로 이어졌다.”


-뷰티업계에서 남성 CEO로서의 단점이 있다면.

“비즈니스에 있어 특별한 단점은 없다. 다만 화장품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하는데 여성들처럼 세세한 구분은 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빨간 립스틱의 경우 보기에는 그냥 붉은색인데 종류가 장밋빛, 밝은 레드 등 다양하다. 그럴때마다 지식과 경험의 차이를 새삼 느낀다.”


-갑작스런 유명세가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갑자기 큰 회사가 아니다. 처음에 남성 화장품으로 시작했는데 실패도 있었고, 광활한 중국 땅에서 맨땅에 헤딩하듯이 임했다. 꾸준히 성장해 온 회사이고 앞으로도 성장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나.

“직원들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회사다. 조직문화와 경영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화장품 회사다 보니 여성 직원의 비율이 약 80% 정도 된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 여대생들이 입사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


-코스토리의 목표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건물을 매입해 ‘코스토리타워’로 이름을 바꿨다. 15층짜리 사옥 각층을 각기 다른 브랜드 사무실로 채우는 게 목표다. 기초부터 색조, 유아 화장품 등 다양한 브랜드를 확보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뷰티그룹으로 우뚝 서겠다.”

유럽의 세포라 매장에 입점된 파파레서피. 사진제공|코스토리


● 코스토리는?

‘화장품의 본질’에 기반한 브랜드와 제품을 제공하는 글로벌 뷰티 업체다. 2012년 설립 후 소비자의 니즈와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정체성이 확고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파파레서피’를 시작으로 신진 아티스트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한 색조 브랜드 ‘잉가’, 식물의 성장 에너지를 담은 ‘무스투스’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헬스&뷰티 스토어와 면세점이 주요 유통 채널이며, 중국 시장을 필두로 미국,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유럽 14개국 등 전 세계 약 30여개국에 진출했다. 현재 욕실 생활용품 브랜드와 이너뷰티 건강기능 식품브랜드 론칭을 준비하는 등 브랜드 다각화를 진행 중으로 메가 브랜드를 10개 이상 만들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뷰티 브랜드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 김한균 대표


▲ 1985년 강원도 원주 출생
▲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향장품 및 향장산업 석사
▲ 중국 장강경영대학원 차이나 EMBA과정 수료
▲ 연세대 영 CEO과정 2기
▲ 2017년 12월 제54회 무역의날 1000만불 수출의 탑
▲ 2017년 12월 제1회 강원 수출인의 날 은상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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