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뉴스 스테이션] LG 구본무 회장 건강 악화…4세 경영승계 본격화

입력 2018-05-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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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구광모 LG전자 상무.

최근 두 차례 수술…후계구도 대비
장자 구광모 상무, 등기이사로 선임


LG家 4세 경영승계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 Information Display) 사업부장(상무)이 그룹 지주사인 ㈜LG의 등기이사로 내정됐다.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구 회장의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LG그룹의 후계 승계작업이 빨라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LG그룹은 지난해부터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17일 LG그룹에 따르면 ㈜LG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구 상무를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으며, 다음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이를 확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G 측은 “구 회장이 와병으로 인해 ㈜LG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있는 관계로 주주 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사회에서 있었다”면서 “후계구도를 사전 대비하는 일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구 상무는 구 회장의 유일한 아들로, 구인회 LG 창업주의 증손자다. 친부는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이지만 LG가의 ‘장자 승계 원칙’을 위해 구본무 회장의 양아들로 입적했다. 임시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돼 ㈜LG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되면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구 상무는 1978년생으로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으로 입사한 뒤 미국 뉴저지법인,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 창원사업장, ㈜LG 경영전략팀 등을 거치며 제조, 판매, 기획, 국내외 및 지방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5년 ㈜LG 상무로 승진한 이후,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그룹 신성장사업 가운데 하나인 정보디스플레이 부문을 총괄하는 직책을 맡았다. 지난 2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사이니지 전시회 ‘ISE 2018’에 참석해 첨단 올레드 기술력을 집약한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신제품을 시장에 소개하는 등 사업 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LG 측은 “구 상무는 오너가의 일원이지만 충분한 경영훈련 과정을 거치는 LG의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현장에서 경영 역량을 쌓아왔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4월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을 발견해 두 차례 수술을 받은 뒤 최근 들어 상태가 악화되면서 현재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부터 와병 상태로 통원 치료를 받아왔으나 수술 등에 따른 후유증으로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위독설도 나오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이 와병 중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만 밝혔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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