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리의 칸&피플] 유럽 매혹시킨 이창동, ‘칸’ 넘어 ‘런던’으로 향한다

입력 2018-05-18 14:4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버닝’으로 8년 만에 돌아온 이창동 감독이 유럽을 무대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알리는 다양한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유럽 영화계에서도 감독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려왔다는 사실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영화 ‘버닝’을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소개한 이창동 감독을 향한 현지의 분위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영화가 공개된 직후 영화제 공식 소식지 두 곳 중 하나인 스크린데일리로부터 역대 최고 평점(3.8점)까지 이끌어내면서 화제의 연속이다.

영미권 중심의 스크린데일리의 절대적인 지지와는 달리 또 다른 공식 소식지인 르 필름 프랑세즈에서는 평균 수준의 평점을 받긴 했지만 어쨌든 칸 현지에서 ‘버닝’이 화제작의 작품이란 사실을 연이어 인정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창동 감독은 5월 프랑스 칸을 지나, 10월에는 영국 런던으로 향해 자신의 작품을 유럽 관객에 다시 한 번 소개한다. 매년 10월 열리는 런던아시아영화제를 무대 삼아, 1997년 내놓은 연출 데뷔작 ‘초록물고기’부터 이번 ‘버닝’까지 6편의 전작을 빠짐없이 상영할 계획이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전혜정 런던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창동 감독의 회고전은 오랫동안 준비하고 기다려온 기획”이라며 “한국영화에 이창동 감독님이 있다는 사실을 영국 관객은 물론 유럽에 꼭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오랜 시간 바라왔다”고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영국 최대 아시아 영화의 축제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시아 주요 국가 작품들은 물론 한국영화 화제작과 그 연출자 및 배우들도 매년 런던으로 향하게 만드는 영국의 주요 영화 축제다.

앞서 박찬욱 감독 회고전 등을 기획해온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올해 이창동 감독을 그 주인공 삼아 전작 6편을 현지서 소개하는 것은 물론 유럽 관객과 감독이 가깝게 만나 교류하는 다양한 기회도 구상하고 있다.

이창동 감독은 영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주요 연출작이 영국에 판매돼 현지 관객과 꾸준히 소통해오기도 했다. 유럽은 물론 아시아 곳곳에도 그의 팬을 자처하는 영화감독 등 영화인이 두루 포진해있는 만큼 런던아시아영화제가 마련한 이창동 회고전에 맞춰 아시아 영화인들의 동반 참여 가능성도 예측되고 있다.


● 한국영화 100주년 알리는 다양한 시도

한국영화와 감독 그리고 배우를 영국에 꾸준히 알려온 런던아시아영화제는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우리 작품을 유럽에 소개하는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그 첫 번째 기획은 얼마 전 세상을 뜬 배우 최은희 선생이 1961년 주연한 영화 ‘성춘향’에 판소리를 더해 만든 필름 판소리 ‘춘향’의 유럽 5개 도시 순회 상영이다.

‘만추’의 김태용 감독이 총연출을 맡은 ‘춘향’은 영화와 판소리의 만남, 변사의 진행 등을 곁들인 ‘필름 판소리’ 장르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앞서 국내 영화제 등에서 소개돼 독창적인 퍼포먼스로 주목받은 바 있다.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유럽에 한국영화를 알리는 민간 외교관 역할에 적극 나서면서 이번 ‘춘향’ 5개 도시 투어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와 로마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영화제를 활용해 ‘춘향’을 상영하고, 동시에 한국영화 100주년을 알리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칸(프랑스) |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