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프리즘] 허위·과장공시 다반사…투자 주의보

입력 2018-05-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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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P2P 금융의 부실 발생 시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 누적대출 3조원…P2P 금융 부실 논란

10개업체 실제 투자자손실 24억원
사업·투자계획 정확하게 안 알려줘
차입자와 공모해 허위대출 사기도
금감원 “대규모 투자자 피해 우려”


누적대출이 3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한 P2P(Peer-to-Peer) 금융의 부실 운영과 안정성에 대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의 급성장에 비해 대출상품 운영에 각종 비리와 헛점이 많고, 이를 방지할 금융당국의 보호망마저 부재해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과 4월 P2P 연계대부업자 75곳을 대상으로 대출 취급실태를 조사한 결과, 평균연체율과 부실률이 각각 2.8%, 6.4%로 집계됐다. 90일 이상 연체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은 연체율과 부실률이 각각 5.0%, 12,3%에 달했다. 특히 점검대상 75개 사 중 10개 사는 실제 투자자 손실이 24억원에 달했다.

P2P 금융은 은행 등 기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다수 투자자가 자금을 모아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대출하는 서비스다. 정보기술 기반 첨단 금융서비스인 ‘핀테크’의 대표적인 사업모델 중 하나로 꼽히지만, 실제로 P2P 금융 상품이 운영되는 현실은 이런 장미빛 화려한 기대와는 크게 동떨어진 모습이다.

무엇보다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허위·과장공시가 자주 일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 투자자에게 사업계획이나 투자계획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는 것. 투자자 입장에서 자신의 돈이 부당하게 대출되는지 여부를 판독하기 어렵고 이후 사기로 밝혀지더라도 이를 제재할 수단이 없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또한 대출심사를 P2P 업체의 자회사격인 연계대부업자가 맡고 있는데,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인 데다 심사에 필요한 적정인력이나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자연 부적격 차주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거나 담보평가의 부실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렇게 운영에 헛점이 많다 보니 P2P 업체가 차입자와 공모해 허위로 대출하거나, 업체 직원이 명의를 도용해 허위 차주를 내세워 대출을 신청한 뒤 투자자를 모집한 사기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PF장기대출을 단기투자로 돌려막기하면서 만기 불일치로 인한 유동성 리스크도 발생하고 있다.

이 밖에 에스크로로 별도관리하는 투자금과는 달리 대출상환 원리금은 P2P 업체가 임의관리하다 보니 지연지급이나 횡령 등의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이성재 금융감독원 여신금융검사국장은 “P2P 금융은 성장세에 비해 영세한 업체가 많아 부실 발생 시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실효성있는 규제가 부재한 만큼 문제점과 원인 등을 면밀히 조사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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