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ing Biz & Star] 이재성 대표 “카드 하나로 즐기는 서울 투어…관광복지의 시작이죠”

입력 2018-07-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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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얼마나 많이 왔느냐는 양적인 관광에서 얼마나 만족을 했느냐는 질적인 관광으로의 전환이 중요한 때입니다.” 5월 재단으로 새로 출범한 서울관광재단의 초대 수장을 맡은 이재성 대표는 “가치관광(밸류 투어리즘)을 추구하면서 외래 관광객 유치뿐만 아니라 서울을 찾는 지역 방문객, 서울시민 등이 고루 누리는 관광 콘텐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이재성 서울관광재단 대표를 만나다

관광지 무료 입장에 면세점 할인까지
반응 좋아 72시간짜리 카드도 출시
시민들도 함께 누리는 콘텐츠 개발
최근 북촌·서촌 거주민 피해 부작용
양적 관광→질적 관광 전환 필요성


서울은 인구 1000만 명에 육박하는 메가폴리스일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의 78.8%가 찾는 제1의 관광명소다. 2017년 방한 관광객이 1333만6000명이었으니, 대략 1050만 명이 관광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이런 서울의 관광산업을 책임진 곳이 바로 서울관광재단이다.

지난해까지는 주식회사인 서울관광마케팅(주)이 관광산업 진흥을 맡았으나 5월1일 새로 관광재단이 출범했다. 다른 지자체들이 대부분 공기업(공사) 형태로 관광산업 진흥을 추진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이다. 즉, 남이 하지 않은 새로운 방식과 목표로 매년 상주인구에 버금가는 방문객이 찾는 대도시의 관광산업을 관리, 육성하는 도전이다.

이러한 역할을 맡은 서울관광재단의 첫 수장이 4월23일 부임한 이재성(59) 대표이사다. 이 대표는 한국관광공사에서 33년간 근무하며 국제관광, 국내관광, MICE, 관광정책, 경영까지 관광 전 분야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다. 관광에 관해서는 산전·수전·공중전에 게릴라전까지 다 겪은 베테랑인 셈. 이제 그의 손에 아무도 가지 않은 낯선 길을 가야하는 신생 조직의 방향키가 맡겨졌다.


-관광산업 진흥을 담당하는 조직이 왜 주식회사에서 재단으로 변경했나.

“10년 전 서울관광마케팅을 만들 때는 민간과 공적 영역을 아울러 도시마케팅을 제대로 하자는 목표였다. 회사 수익으로 필요한 관광재원을 마련한다는 ‘빅 픽처’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수익으로 바라보다 보니 콘텐츠 개발도 안되고, 수익도 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관광산업 진흥이란 공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다. 초기 투자자본이 소진된 상황에서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청산을 하고 재단을 출범했다”


-출범 첫해의 목표나 사업 계획은.

“올해는 이미 사업목표와 예산이 정해져 앞으로 추구할 우리의 방향 설정과 그에 맞춘 내년도 사업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양적 관광에서 질적 관광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치 관광’(value tourism)이란 개념을 새로 정립했다. 과거 수익성에 중시한 인바운드(해외에서 국내로 여행) 관광과 마이스(MICE 국제회의 컨벤션 인센티브 관광)만 신경을 썼다면 재단이 되면서 지방서 서울로 오는 국내여행(인트라바운드)과 서울 시민이 누려야 할 관광복지도 힘을 쏟고 있다.”

서울관광재단의 ‘디스커버 서울 패스 카드’.


-올해 진행 중인 사업 중에 관심을 갖는 것이 있다면.

“DSP 카드가 기대하는 사업이다. 아이디어 상품으로 DSP는 ‘디스커버 서울 패스’의 약자다. 정해진 시간 동안 서울 관광명소를 무료 입장하고, 면세점, 공연장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따로 금액을 충전하면 교통카드로도 쓸 수 있다. 현재 현장 반응이 무척 좋아 기존 24시간, 48시간에 이어 새로 72시간짜리 카드를 출시했다. 공항철도 편도이용과 따릉이 자전거 24시간 이용, 광화문 출발의 시티투어 버스 이용 기능도 새로 추가했다.”


-들어보면 기능이 무척 다양한데, 외국인 관광객만 사용할 수 있나.

“현재는 외국인 전용으로 인천공항과 CU 편의점 체인, 직영 관광안내센터 등에서 판매한다. 앞으로는 국내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내국인이 쓸 수 있는 카드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도쿄 올림픽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 도시들과 연계해 현지에서 쓸 수 있는 동북아 패스로 발전시키고 싶은 욕심도 있다.”


-늘어난 수에 비해 외래 관광객이 서울 방문서 느끼는 만족도는 아직 높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일상을 떠나면 모든 게 관광이다’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우리에겐 평범한 일상이, 찾아오는 외국인에게는 신선하고 매력적인 콘텐츠가 된다. 우리는 자꾸 인위적으로 무언가 보여 줄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서울의 관광콘텐츠가 아직 다양하지 못하다. 앞으로 25개 자치구별로 특색있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 정례적으로 관광 관련 협의를 하려고 한다.”

이재성 서울관광재단 대표.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요즘 늘어나는 관광객으로 거주민이 피해를 입는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우려가 높다.

“북촌이나 서촌 지역에서 최근 발생하는데, 사실 이런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질적 관광의 핵심이다. 중국 관광객 수요가 예년 수준으로 정상화되면 일시적으로 ‘오버투어리즘’의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 오버투어리즘은 일본이나 태국 정부들도 고민하는 관광산업의 딜레마다. 마침 9월에 서울서 열리는 도시관광 총회, 공정관광 총회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려고 한다.”


-끝으로 요즘 어느 분야든 일자리 창출이 최대 화두다. 관광분야 일자리 창출은.

“현재 논의 중인 것이 관광안내소를 활용한 고용창출이다. 또한 아이디어 차원이지만 지하철 역사의 유휴공간을 활용해서 투어리스트 카페를 운영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그런 공간에 청년실업, 은퇴자, 실버세대 중 외국어 능력자를 고용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지원도 생각하지만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 쉽지 않다.”

● 이재성 서울관광재단 대표

한국외국어대 서반아어과 졸업(1982년), 연세대 석사(2000년), 경희대 관광학 박사(2013년). 한국관광공사 입사. 인사부, 시드니지사, 기획조정실, 런던지사장, 국내사업부장, 해외마케팅실장, 정책사업본부장, 국제관광마케팅본부장, 부사장·경영본부장, 국내관광산업본부장 역임(1985∼2017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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