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월드컵] 크로아티아가 소환한 ‘발칸의 전설’들

입력 2018-07-11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게오르게 하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크로아티아는 발칸반도 북서부에 자리 잡은 신흥국이다. 구 유고슬라비아연방에 속했다가 1991년 분리·독립했다. 12일(한국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준결승에서 잉글랜드를 넘는다면 발칸반도국가들 중에선 사상 최초로 월드컵 결승에 오르는 나라가 된다.


크로아티아에 앞서 월드컵을 강타한 발칸국가로는 구 유고, 루마니아, 불가리아를 꼽을 수 있다. 구 유고는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과 1962년 칠레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랐다. 발칸반도를 대표하는 전통의 축구강국이었다.


그 바통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이어받았다. 1994년 미국월드컵 때 루마니아는 8강, 불가리아는 4강에 진출했다. 크로아티아가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하기 전까지는 발칸국가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나라가 구 유고와 불가리아다.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구 유고는 너무도 오래된 기억인 반면 1990년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선전은 올드 팬들의 뇌리에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제는 전설이 된 게오르게 하지(53·루마니아)와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52·불가리아)가 화려하게 빛을 발하던 시기다. 하지는 현란한 테크닉으로, 스토이치코프는 강력한 킥으로 월드컵 무대를 수놓았다. 미국월드컵 때는 하지와 스토이치코프 모두 베스트11에 포함됐다.


하지는 ‘발칸의 마라도나’로 불린 천재적 미드필더였다. 미국월드컵에 앞서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때 등장한 그는 프랑스월드컵까지 활약했다. 이 3차례 월드컵에서 루마니아는 모두 16강 이상의 성적을 냈다. 미국월드컵 때가 하지의 전성기로 그의 발끝에서 3골이 터졌다. 하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양분하는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 유니폼을 모두 입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A매치 통산 성적은 122경기·36골이다.


스토이치코프는 미국월드컵 때 6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발군의 활약을 인정받아 그 해 발롱도르도 차지했다. 하지와 달리 자신이 전성기에 몸담은 FC바르셀로나를 향한 충성도가 높아 지금까지도 현지 팬들로부터는 레전드로 대접받고 있다. 한때(1999~2000년) 가시와 레이솔 소속으로 일본 J리그를 누비기도 했다. A매치 통산 성적은 80경기·41골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