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 “‘허스토리’ 김해숙 증언 장면 감동적”

입력 2018-07-11 1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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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교육감 “‘허스토리’ 김해숙 증언 장면 감동적”

영화 ‘허스토리’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무학여고 학생들과 함께한 관객과의 대화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로, 당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이뤄냈음에도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관부재판'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

지난 7/9(월) 오후 1시 대한극장에서 개최된 ‘허스토리’ 관객과의 대화에는 평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힘써 온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교내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해 화제를 모았던 무학여고 학생들 200여 명 그리고 영화 ‘허스토리’를 연출한 민규동 감독이 참석했다.

무학여고는 전국 여고 중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한 학교로, 지난 2017년 8월 14일에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학생들의 자발적인 힘으로 교내에 소녀상을 세워 화제를 모았다. 무학여고는 평소 학생들로 하여금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인권의식을 길러주기 위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소재의 영화를 상영하고, 이를 주제로 한 인포그래픽, 포스터 등의 자료를 전시하며, 수요집회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왔다. 이번에 ‘허스토리’와 함께 하는 관객과의 대화 역시 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현재 진행형의 문제임을 인지하고 이를 통해 여성 인권과 평화의 중요성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자리로 마련해 더욱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 날 모더레이터로 참석한 씨네21 이화정 기자는 “‘허스토리’는 여러 가지로 생각하는 지점들을 만들어 주는 영화이기 때문에, 오늘 이렇게 많은 학생들과 함께 관람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영광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인사말로 GV의 포문을 열었다.

조희연 교육감 역시 “영화를 보면서 각자 눈물을 흘리고 감동을 느낀 지점들이 모두 다를텐데, 개인적으로는 배정길(김해숙)의 증언 장면이 감동적이었고 서귀순(문숙)과 일본인 선생님이 포옹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또한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라는 거대한 상대에 맞서서 그들을 도덕적으로 단죄하고, 더 이상 피해자만이 아닌 당당한 주체로 변해가는 이야기들이 좋았다”며 아낌없는 극찬으로 박수를 자아냈다.

민규동 감독은 “함께 영화를 봐서 감격스럽고 영광스럽다. 영화를 만들면서 힘든 순간들도 있었는데, 오늘 학생분들과 자리를 함께 하니 보람을 느낀다”며 의미 깊은 자리에 감사함과 뿌듯함을 표했다.

이어 극중 문정숙(김희애)의 치열한 재판 과정이 후반부에는 딸 혜수(이설)가 수요집회에서 발언하는 장면으로 이어지는 전개에 대해 민규동 감독은 “세대를 넘어서서 할머니, 엄마, 딸까지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전승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스토리에 성장 서사를 쌓아 놨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부분들을 조금 더 알아가고 또 기억하는 과정과, ‘나처럼 힘든 사람이 더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는 할머니들의 평화적 메시지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과거의 문제만이 아닌 미래로 이어지는 현재진행형의 이야기임을 강조했다.

이번 관객과의 대화에는 학생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까지 쏟아지는 질문 세례와 조희연 교육감, 민규동 감독의 답변이 오가며 현장의 분위기를 더욱 훈훈하게 달궜다. 학생들은 영화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 뿐만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학생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교육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져 눈길을 모았다.

앞으로 진행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교육 계획에 대해 묻는 질문에 조희연 교육감은 “영화 속에서 문정숙의 딸 혜수가 할머니들이 겪는 문제들을 자신의 이야기처럼 수요집회에서 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보거나 이러한 자리를 마련해 학생들이 체험을 통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년이 임시정부 100주년으로 의미 깊은 해이기 때문에, 내년에 이러한 체험적 교육의 자리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민규동 감독은 ‘허스토리’를 만들게 된 이유와 관부재판을 소재로 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풀어내며 풍성한 대화를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조희연 교육감은 “남성의 눈으로 본 역사, 여성의 눈으로 본 역사처럼 역사는 어느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보여지게 된다. 여성만의 당당한 눈으로 여러분의 세상을 만들어가 가기를 바란다”며 희망찬 메시지로 이 날의 대화를 마무리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학생들이 함께 한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남녀노소, 사회 각층을 불문하고 전 세대의 연대와 공감을 이끌어 낸 ‘허스토리’의 따뜻한 메시지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허스토리’는 외화 블록버스터의 강세 속에서 열악한 스크린 수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스코어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언론 및 평단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 법조계 그리고 정계까지 사로잡으며 뜨거운 관심과 응원 속에서 흥행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허스토리’는 지금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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