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미닛 트레이드’ 야구 역사를 바꾸다

입력 2018-07-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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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트레이드 마감시한은 이달 31일이다. 극적으로 선수를 맞바꾸는 사례가 탄생할까. 전 삼성 진갑용(왼쪽)과 넥센 박병호는 7월 31일에 트레이드돼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최고의 선수로 떠오른 케이스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2018 KBO 규약 제86조 [양도가능기간] 선수계약의 양도가 허용되는 기간은 KBO 포스트시즌 종료 후 다음 날부터 다음 해 7월 31일까지로 한다. 단 공시는 8월 1일자까지로 한다.

곧 8월이 시작된다. 이번 달 31일이 지나면 KBO리그의 트레이드는 11월 한국시리즈 최종전이 끝날 때까지 불가능해진다. 트레이드는 리그 전력평준화의 큰 기둥이다. 트레이드로 구단의 역사가 바뀌고, 쓸쓸히 사라질 위기였던 선수가 대 스타로 성장하기도 한다. 올 시즌 KBO리그는 2~3위 경쟁과 5위 싸움이 치열하다. 영리한 트레이드는 팀의 약점을 단숨에 지울 수 있다. KBO리그 각 팀은 물밑에서 비공식적인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극도의 보안 속 거래의 기술이 총동원되는 중이다. 성사 여부는 마지막까지 알 수 없다. 성공에 대한 열망 이상 패배에 대한 두려움이 큰 거래이기 때문이다. 올해 과연 ‘라스트 미닛(Last minute) 트레이드’는 성공할 수 있을까.


● 야구 역사를 바꾼 1999년 7월 31일

그 동안 7월말에는 야구 역사를 바꾼 트레이드가 이어졌다. 7월 31일에 이루어진 첫 번째 트레이드는 1998년이다.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던 현대 유니콘스는 쌍방울 레이더스 마무리 투수 조규제를 얻기 위해 현금 6억원과 박정현, 가내영을 건넸다. 같은 날 현대는 LG 트윈스 박종호와 최창호도 맞바꿨다. 현대는 그해 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이듬해 7월 31일 10년에 한번 나올만한 초대형 포수로 불린 진갑용이 OB 베어스를 떠났다. 극심한 포수난에 시달렸던 삼성 라이온즈는 진갑용을 영입하는 대신 투수 이상훈과 현금 4억원을 보냈다. 김태형의 뒤를 이어 포수명가 OB의 주전 안방마님을 기대했던 진갑용은 신인 홍성흔을 중용한 김인식 감독에게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마감일 전격적으로 사인이 이뤄졌다. 진갑용은 삼성에서 최고의 포수 조련사 조범현 코치를 만났고 국가대표 주전 선수로 성장, 훗날 삼성에서 무려 7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 2011년 7월 31일 홈런왕 박병호의 탄생

2011년 7월 31일 LG는 선발과 마무리를 동시에 보강하는 트레이드에 성공한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베테랑 구원투수 송신영과 시속 150㎞를 던지는 영건 김성현을 영입하고 대신 좀처럼 알에서 깨어나지 않고 있던 거포 내야수 박병호와 투수 심수창을 보냈다. 훗날 이 트레이드에는 15억원의 현금이 포한된 것으로 확인됐다. 넥센은 이날 트레이드로 현금 15억원, 리그 최고의 홈런타자가 된 박병호를 얻었다. LG의 미래 에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김성현은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됐다.

지난해 7월 31일 KIA 타이거즈는 우승을 위해 애지중지하던 1라운드 지명 좌완투수 2명 이승호와 손동욱을 넥센으로 보내고 불펜 강속구 투수 김세현과 외야수 유재신을 영입했다. 앞서 4월 성공한 SK와 4대4 트레이드에 이어 KIA의 우승에 큰 힘이 된 거래였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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