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랑’ 유상재 “사회적 파장 예상 못했다…감정적인 글 죄송”

입력 2018-08-08 1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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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랑’ 유상재 “사회적 파장 예상 못했다…감정적인 글 죄송”

영화 ‘인랑’의 흥행 참패와 관련해 SNS에 심경글을 남겼던 배우 유상재가 사과했다.

유상재는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랑’이 폄하되고 평가절하 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고 개탄스럽다”고 털어놨다. 당시 그는 ‘인랑’의 참패가 특정 정치 세력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형편없는 쓰레기 취급하며 평점 테러를 가하고는 있는 몰상식하고 저열한, 정치색을 띈 작전세력이 온라인 상에서 판을 치고 있음이 너무나도 분명하게 느껴진다”며 “정권이 바뀌었어도 댓글부대는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고 그들에 의한 여론몰이는 여지없이 관객들에게 전이되어 관객들이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고 결국 그들이 의도했던 대로 개봉관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며칠 후 유상재의 이름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했고 관련 기사가 쏟아지면서 갑작스럽게 주목받게 됐다. 유상재는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7일 유상재는 사과를 담은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먼저 SNS를 비공개로 전환한 이유를 설명했다.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던 것. 유상재는 “기사화 과정에서 일반인인 아내의 동의 없이 그의 사진이 기사화되고 무차별적으로 유포됐다”고 말했다.

유상재는 “불미스러운 일로 인사드려 송구스럽다. 내 부족한 글로 인해 불쾌감을 느낀 많은 관객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내 경솔한 글로 인해 의도치 않게 영화 ‘인랑’에 참여한 많은 분들에게 누를 끼친 점도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며칠 전 개인 SNS 계정에 올렸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을 옮겨 적은 글이, 기사화에 대한 아무런 연락도 언지도 없이 갑자기 여기저기서 봇물처럼 터져 나와 몹시 당혹스러웠다. 일개 무명 배우의 어설픈 글이 기사화가 되고, 또 그것이 사회적인 큰 파장을 일으킬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고 고백하며 “순화되지 못한 감정적인 언어들과 신중하지 못한 단어 사용으로 인해 저의 글이 많은 분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또 그로 인해 뜻하지 않게 많은 분들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사과를 거듭하던 유상재는 앞서 남긴 글의 취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흥행 실패의 원인은 관객 탓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언급된 ‘평점 테러’는 일반 관객이 아닌, 영화를 보지도 않고서 영화에 출연한 특정배우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며 이미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 부터 평점 최하점인 ‘1점 평점’을 가해온 불특정 다수들의 ‘묻지마식 1점 평점테러’ 행위에 대한 비판이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정치색을 띤 작전세력에 대해 언급한 부분 또한 영화 자체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특정 배우와 관련된 사회 정치적 이슈를 끌어오면서 적대와 혐오의 감정을 드러내며 1점 평점을 준 댓글이 적지 않았다. 전 정권 대통령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모 배우를 겨냥한 평점테러 세력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구심을 표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정권이 바뀌었어도 댓글 부대가 활개를 치고 있다”고 작성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감정적이었다. 논지에서 벗어난 글이 부적절하게 이어지다 보니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 했음을, 제 글에 논리의 빈약함과 전개의 모순이 있었음을 뒤 늦게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유상재는 또 한 번 사과했다. 그러면서 “영화 흥행 실패의 원인 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관객이 아닌 다수 사람들에 의한 혐오와 적의에 근간한 ‘1점 평점테러’가 존재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번 논란이 논란으로만 끝나지 않고 이러한 행위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시스템적으로 함께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배우 유상재의 SNS 심경글 전문>

영화 ‘인랑’에서 인랑1 역으로 출연한 배우 유상재입니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인사드리게 되어 너무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먼저 저의 부족한 글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신 많은 관객 여러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저의 경솔한 글로 인해 의도치 않게 영화 ‘인랑’에 참여하신 많은 분들에게 누를 끼치게 된 점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며칠 전 개인 SNS 계정에 올렸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을 옮겨 적은 글이, 기사화에 대한 아무런 연락도 언지도 없이 갑자기 여기저기서 봇물처럼 터져 나와 몹시 당혹스러웠습니다. 일개 무명 배우의 어설픈 글이 기사화가 되고, 또 그것이 사회적인 큰 파장을 일으킬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순화되지 못한 감정적인 언어들과 신중하지 못한 단어 사용으로 인해 저의 글이 많은 분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또 그로 인해 뜻하지 않게 많은 분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였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이 모든 게 생각이 짧고 부족했던 제 탓입니다. 저의 부족했던 글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다분한 소지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늦게나마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복제, 재생산 된 여러 언론사의 비난성 기사 제목들처럼 비난을 피하기 위해 SNS 계정을 닫은 것이 아니었다는 점은 분명히 밝히고 싶습니다.

어제 오전, 촬영 차 지방으로 내려가는 와중에 온라인상에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갑작스럽게 전해 들었고, 그 기사들 중에는 논란이 된 저의 글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제 아내의 얼굴사진까지 SNS 계정을 통해 퍼 날라져 기사들에 실리고 있었습니다. 일반인 신분의 한 개인의 얼굴을 본인의 동의 없이 무차별적으로 유포하는 행위는 명백한 사생활 침해이고 심각한 개인신상정보의 유출입니다. 저는 배우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가족을 보호하고 피해를 막기 위해 SNS 계정을 차단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이번 논란과 관련이 없는 제 아내가 더 이상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제 아내의 얼굴사진이 포함 된 기사와 게시물들을 개인 블로그와 언론사들이 자발적으로 삭제 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 드립니다. 모두 저의 부족한 글로 인해 벌어진 논란이니 어떤 비판도 달게 받고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제 미숙한 글로 인해 많은 분들이 분노하셨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제가 쓴 글이 기사화 되는 과정에서 애초의 논지와는 전혀 다르게 왜곡되면서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그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분명하게 해명을 하고 싶습니다.

첫째, 저는 관객들을 비난하거나 흥행실패의 원인이 관객 탓 이라고 말 한 적이 없습니다. 논란이 된 글에서 언급한 ‘평점테러’는 일반 관객들이 아닌, 영화를 보지도 않고서 영화에 출연한 특정배우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며 이미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 부터 평점 최하점인 ‘1점 평점’을 가해온 불특정 다수들의 ‘묻지마식 1점 평점테러’ 행위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실제로 영화 인랑 평점 관련 댓글들을 찾아보면 ‘000 때문에 인랑 안보고 거른다’,‘000 때문에 1점 드림’,‘친일, 난민, 군대...’,‘믿고 거르는 배우 나온다던데?’,‘참치야 미안해 000 때문에 이번건 거를게’,‘000 비호감 비호감 비호감’ 식의 댓글들과 함께 1점을 평점테러를 가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둘째, 정치색을 띤 작전세력에 대해 언급한 부분 또한 영화 자체에 대한 비판이 아닌 ‘000하고 난민 빨리 사라졌으면’,‘통일옹호하려고 만들었냐’,‘우파가 테러단체?’,‘예맨 난민들 출연 안해서 1점 준다’ 등 특정 배우와 관련된 사회, 정치적 이슈들을 끌어들여 적대와 혐오의 감정을 드러내며 1점 평점을 준 댓글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전 정권 대통령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000 배우를 겨냥한 평점테러 세력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구심을 표현한 것 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권이 바뀌었어도 댓글부대가 활개를 치고 있다... 조작, 선동하는 암적인 존재들... 이라고 쓴 부분은, 돌이켜 생각해보니 영화 인랑에 대한 폄하 댓글들과는 무관한, 각종 포털사이트들의 사회, 정치적 기사들에 달리는, 합리적인 근거도 이유도 없는, 맹목적으로 정부정책을 비난하는 수많은 댓글들, 특정 기사에 대한 관심을 돌리고 프레임의 전환을 꽤하기 위해 무수히 난무하는 물타기성 댓글들을 보면서 특정권력집단을 옹호하고 방어하는 댓글부대와 뿌리 깊은 적폐세력들의 힘이 여전히 건재함을 느낀데 대한 소회를 영화에 빗대어 다소 감정적으로 적은 것이었는데 평점테러에 대한 비판의 글과는 결이 다른, 논지에서 벗어난 글이 부적절하게 이어지다 보니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 했음을, 제 글에 논리의 빈약함과 전개의 모순이 있었음을 뒤 늦게 깨달았습니다.

다시 한 번 저의 부족한 글 때문에 여러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점 사과드립니다. 영화흥행 실패의 원인 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관객이 아닌 다수 사람들에 의한 혐오와 적의에 근간한 ‘1점 평점테러’가 존재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번 논란이 논란으로만 끝나지 않고 이러한 행위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시스템적으로 함께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한 언론 역시 사실과 다른 추측성 기사로 논란의 본질을 흐리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선정적인 기사를 써 선의의 피해를 입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기사 작성에 좀 더 신중을 기해주셨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저 역시 앞으로 한 사람의 배우로서 공인으로서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하는 냉철한 이성을 겸비한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다시는 이러한 일로 관객 여러분과 영화 제작에 참여하신분들께 누를 끼쳐드리는 일이 없도록 한 번 더 고민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2018. 8. 7 배우 유상재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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