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의 The 깊은 인터뷰] 블랙핑크 “무결점 그룹? 잘하는 것만 보이나 봐요”

입력 2018-08-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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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패션, 그들이 선보이는 것이면 무엇이든 ‘잇 아이템’이 된다. 데뷔작부터 가요계 정상에 오른 블랙핑크가 “무결점 그룹”으로 통하는 이유다. 왼쪽부터 리사, 지수, 로제, 제니.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데뷔 2주년 맞은 ‘블랙핑크’

無 결점
결점이 없기보다는 장점 부각 노력
신비주의요? 사실 예능은 떨려요

無 리더
제니는 ‘인간 샤넬’ 리사는 ‘댄싱퀸’
멤버별로 잘하는 분야서 리더 역할

無 목표
먼 목표보다 현재에 집중하고 즐겨
좋은 성과 따라오면 ‘일거양득’이죠


“무결점 그룹? 우린 단점이 잘 안 보이나 봐요!”

여성그룹 블랙핑크(지수·제니·로제·리사)는 처음부터 남달랐다. 예쁜 외모, 그 외모를 더 빛나게 해주는 근사한 패션, YG엔터테인먼트 특유의 세련미로 무장한 이들은 ‘YG표 시그니처 음악’으로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았다. 최근작인 첫 미니앨범 ‘스퀘어 업’으로 얻은 성과는 블랙핑크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명징한 지표다. 타이틀곡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는 공개 6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 회를 기록한 후 1억 조회수까지 1000만 단위의 걸그룹 최단 기록을 모두 새로 썼다. 2억 조회수는 케이팝그룹 최단 기록을 11일이나 앞당긴 33일 만에 넘어섰다. 나아가 세계 모든 가수를 대상으로 한 유튜브 공개 24시간 기준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 역대 2위에 올랐다. ‘뚜두뚜두’ 디지털 음원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의 일간차트에서 30일 동안 정상을 지켰다. 지난해 2월 음원차트 개편 이후 최장수 기록이다. 이런 눈부신 성과 속에 8월8일로 2주년을 맞은 블랙핑크를 단독으로 만났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한 전무후무한 걸그룹 블랙핑크는 3무(無) 그룹이다. 결점을 찾기 어렵고, 리더가 없으며, 특정 성과를 위한 목표를 굳이 정해두지 않고 자신의 길을 나아간다.

걸그룹 블랙핑크.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無 결점-음악·외모·패션 그리고 예능까지 다 되는 그룹

-‘뚜두뚜두’의 선풍적 인기배경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스퀘어 업’이 나오기까지 1년 공백이 있었다. 새 작품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컸을 것이다. 힙합요소를 담아서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기다려주신 팬들의 관심이 폭발한 것이 아닐까.”


-음악과 외모, 무대가 완벽한 조화를 이뤄 ‘무결점 그룹’으로 평가받는다.

“우린 결점이 감춰져 있나? 하하. 결점이 없다기보다 잘하는 걸 더 멋있게 보일 수 있도록 하다보니, 팬들께서 더 잘한다고 느끼시는 것 같다. 사실 멤버들 모두가 자기 자신에 엄격하고 꼼꼼하다. 그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게 평가해주시는 것 같다.”


-스스로 생각하는 블랙핑크만의 차별점은.

“다른 그룹과 비교하기보다, 항상 우리의 부족한 면을 돌아보고 채워나가려고 한다. 매 무대 아쉬운 점이 있다.”


-소속사 선배인 투애니원과 비교도 많았다.


“같은 소속사이고, 연습생으로서 같은 길을 밟았다.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아니다. 우리도 비교될 거란 걸 알고 있었기에 우리만의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5년간 합숙하면서 ‘우리만의 매력을 보여주자’고 늘 다짐했다. 연습생 시절 선배님들 콘서트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 비교되는 것은 오히려 영광이다.”

블랙핑크는 데뷔 후 음악프로그램 출연도 많지 않았고, 예능프로그램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신비주의 행보를 보였다. 올해 웹예능 ‘블핑하우스’를 통해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고, 최근에는 SBS ‘런닝맨’에도 출연했다.


-신비주의 노선에 변화가 생긴 것인가.

“신비주의라기보다 예능에 자신이 없었다. (무대)연습이 잘돼서 무대를 보여주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예능은 긴장돼서 잘 못하겠더라. 시간이 좀 필요했다. 물론 지금도 예능은 긴장이 많이 된다.”


-블랙핑크는 ‘스타일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그룹’이라고 한다. 의상도 명품으로 입고 있다.

“가격보다는 예쁜 것을 찾는다. 물론 고가의상도 입지만 주로 믹스앤매치를 한다. 빈티지도 많이 했다. 브랜드에 상관없이 서로 어울리는 아이템을 모아서 착장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으로 차별화 두기보다 스타일링에 많은 고민을 하고 무대 하나하나를 준비한다.”


-제니는 ‘인간 샤넬’로 불리는데 평소 옷차림은.

“어떤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는다. 힙합 스타일, 스트리트 패션 가리지 않는다. 옷을 좋아해 다양한 옷을 입고 싶었다. 그것이 YG엔터테인먼트에 오고 싶었던 한 가지 이유였다. ‘인간 샤넬’이란 수식어는 부담스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수식어보다 그냥 ‘옷을 잘 입는 사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걸그룹 블랙핑크.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無 리더-자율적 활동에서 창의성이 발현되는 그룹

-멤버들 각각 장점은 무엇인가.


“리사는 밝은 매력, 퍼포먼스 에너지가 넘친다. 항상 연습할 때 에너지를 얻는다. 춤은 말할 것 없이 잘 춘다.(제니) 로제는 항상 뭐든지 열심히 한다. 로제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끝까지 끈기 있게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리사) 우리 팀은 리더가 없는데 지수가 맏언니 역할을 잘 해준다.(로제) 제니는 새로운 면을 보여줘야 할 때 주도적으로 잘 해준다.(지수)


-리더가 없는데 구심점 역할은 누가 하나.

“어떤 분야에 잘하는 멤버가 자연스럽게 리더 역할을 한다. 춤을 출 때는 리사가 리더다.”

블랙핑크는 애초 네 멤버 말고도 예비멤버로 얼굴과 영상이 소개됐던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회사를 떠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옥석이 가려진 끝에 네 멤버가 블랙핑크가 됐다. 서로간의 동료의식은 더욱 끈끈해질 수밖에 없었다.


-연습생 동기들이 떠나는 걸 보면서 동요되지 않았나.

“더 악착같이 연습했다. 뜻을 갖고 이 세계에 들어왔는데, 이루지 못하면 너무나도 아쉬울 것 같았다. 그래서 오기를 갖고 했다.”


-연습하다 힘들 땐 어떤 이야길 나누나.

“힘들다고 푸념하다가도 결국 음식이야기로 귀결된다. 그러다 서로 맛집 이야기하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한 방송에서 술과 담배, 운전 등 금기사항을 이야기했었는데.


“하하. 그건 연습생일 때 나온 이야기다. 연습생은 다들 미성년자니까. 물론 지금도 (자율적으로)지키고 있지만. 연습생 때는 너무 어려서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먼 훗날의 이야기인 것 같아서, 처음 들었을 땐 웃음이 나왔다.”


-마음 놓고 외출하거나 취미활동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시간 날 때 하는 ‘소확행’ 아이템이 있다면.

“맛있는 것 먹을 때 눈물이 난다. 얼마 전 어머니가 오셔서 밥을 해주셨는데 너무 좋았다.(로제) 강아지(말티즈)와 놀고 함께 사진도 많이 찍고 영상도 찍으면서 논다.(지수) 하루 서너 시간 자다 보니 한 10시간쯤 자봤으면 좋겠다.(제니) 일과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갈 땐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양이(스코티시 폴드)를 보면 행복을 느낀다.(리사)


-소속사 몰래 외출해 일탈을 즐긴 적은 없었나.

“데뷔 직전 명절이었는데, 넷이서 유명 쇼핑몰 아쿠아리움에도 가고 푸드코트에서 밥도 먹고 한 적 있다. 몰래 나간 건 아니었고, 이틀 휴가를 받아서 하루를 같이 놀았다.”

걸그룹 블랙핑크.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無 목표-성과보다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도전하는 그룹

블랙핑크는 2016년 8월8일 싱글 ‘스퀘어 원’으로 데뷔해 ‘신기록 제조기’, ‘조회수 요정’이란 별명을 얻었다. YG엔터테인먼트에서 7년 만에 선보이는 걸그룹으로 화제를 모았던 블랙핑크는 ‘휘파람’ ‘붐바야’로 첫 활동에 나서 탄탄한 실력과 화려한 무대로 주목받았다. 특히 신인 걸그룹 사상 최단 기간인 14일 만에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1위에 오르며 대형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이후 ‘불장난’ ‘마지막처럼’ ‘스테이’ 그리고 최신곡 ‘뚜두뚜두’까지 6편의 뮤직비디오가 모두 억대 조회수를 넘었다.


-여러 기록을 남기며 2주년을 맞았다.

“지난 2년간 우리의 색깔을 잘 가져온 것 같다. 앞으로도 이렇게 잘 갔으면 좋겠다. 우리 넷이 성향이 잘 맞고, 도전정신도 강해서 새로운 도전도 즐겁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즐거웠으니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


-2년간 기억나는 성과가 있다면.

“이번에 팬클럽(블링크)도 생겼고, 응원봉도 생겼다. 팬들과 우리가 서로 뭔가 갖췄구나 생각이 드니 행복하다. 아쉬운 점 딱히 없다. 혹시 있더라도 그때그때 기억에서 밀어내고 있다. 하하.”


-케이팝 가수가 빌보드 1위를 해냈다. 블랙핑크가 이뤄낼 성과에 대한 기대도 높다.

“케이팝이 문화콘텐츠로서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단하다고 느낀다. 우리는 어떤 가시적인 성과에 목표를 두고 이뤄내려 노력한다기보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에 깊이 집중하려 한다. 그러다 좋은 성과가 나타나면 기쁠 것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도 하고, 국위선양도 된다면 일거양득이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우리는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 처음으로 미니앨범을 내고 나니 정규앨범에 욕심이 생긴다. 여러 곡들이 더 사랑받아서 콘서트를 해보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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