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아무로 나미에의 오키나와 지사 추모 글 ‘일부 삭제’ 논란

입력 2018-08-10 17: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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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와 대립각’ 오나가 다케시 지사 추모 글 중
“오키나와를 위해 힘써 오셨다…” 부분 삭제

일본 오키나와에서 미군기지 반대 운동을 주도해온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지사가 8월 9일 향년 67세로 별세한 가운데, 일본 공영 NHK 방송이 오키나와 출신 톱 가수 아무로 나미에(安室 奈美恵)의 추모 글을 전하면서 “오키나와를 위해 힘써 오셨다” 부분을 삭제해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오나가 다케시 지사의 비보를 접한 아무로 나미에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에 성명을 발표했다.

“조의를 표합니다.
오나가 지사님의 갑작스러운 부고에 상당히 놀라고 있습니다.

병환은 뉴스에서 봤고, 현민 영예상 시상식에서 뵙고 마르셨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도 몸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걱정하시고 부드러운 말을 걸어 주셨습니다.

오키나와의 일을 생각하고 오키나와를 위해서 힘써 오셨던 오나가 지사님의 유지가 앞으로 이어져서,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오키나와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마음에서 명복을 빕니다.
아무로 나미에.”


아무로 나미에는 지난 5월 23일 오키나와에서 열린 현민 영예상을 받았다. 오나가 지사는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지만, 시상식에 참석해 아무로 나미에에게 표창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NHK는 뉴스7에서 나미에의 추모 글을 소개하던 중 “오키나와를 위해서 힘써 오셨던 오나가 지사님의 뜻이 앞으로도 이어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오키나와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부분을 누락했다.

여기서 오나가 지사가 어떤 인물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아베 정권에 맞서 후텐마 비행장의 헤노코 이전 반대 운동을 이끄는 등 미군기지 반대 운동의 상징이다. 췌장암 중에도 수술을 받고 공무에 임했고, 지난 7월 27일엔 “기지 이전 예정지의 매립 승인 계획을 철회하겠다”라는 기자회견을 했다.

오나가 지사의 갑작스러운 유고로 9월 중 지사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와 여당에서는 ‘오나가 지사의 유지를 지키자는 주민 여론이 확산하는 상황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

NHK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반발 의견을 달았다. “NHK는 방송법의 공정성 중립성을 완전히 위반했고, 정파적으로 보도했다. 광범위하게 시청료를 강제 징수하고 있음에도, 아베 정권 뜻에 부응하고 헤아린다는 방송을 당당하게 염치없이 자행하고 있다”, “아무로의 글을 좋은 의미로 넓게 확산하자”, “정말 중요한 말이 빠져 있다. 잘 가르쳐 주셨다. 감사하다. 나미에 씨는 더욱 멋진 여성이 되어 가네”, “변조와 날조 거짓말쟁이 방송” 등이 이어졌다.

반면, “정치적 사상이 들어간 말로 인식될 수 있어, 공영방송에서는 자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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