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SBS, 러시아 월드컵 ‘손가락 욕설’ 방송…방심위 행정지도 의결

입력 2018-08-17 18: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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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SBS, 러시아 월드컵 ‘손가락 욕설’ 방송…방심위 행정지도 의결

스포츠경기 하이라이트 방송에서 관중의 손가락 욕설장면을 여과 없이 노출한 방송사에 대해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했다는 결정이 나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는 16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러시아 월드컵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중 경기를 관람중인 유명 스포츠스타가 손가락 욕설을 하는 모습을 내보낸 MBC, SBS 스포츠에 대해 각각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언어는 물론 신체를 활용한 욕설은 편집과정에서 충분히 걸러져야 한다”며 “보다 신중한 편집을 통해 각종 스포츠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서 유사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특정 국가를 폄훼하거나, ▲사회적 쟁점사안에 대해 일부 오인의 소지가 있는 내용을 방송한 TV조선의 보도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각각 ‘행정지도’가 결정됐다.

먼저, ‘TV조선 뉴스7’의 경우 북미정상회담 개최국인 싱가포르에 대해 ‘싱가포르의 국력이 저것밖에는 안되니까, 저 정도 모습이면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이고요’ 등의 언급으로 해당국을 이유 없이 폄훼한 것은 관련 심의규정을 위반한 것이나, 생방송 과정에서 나온 출연자의 일회성 발언인 점을 감안하여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가석방 소식을 다룬 ‘TV조선 뉴스9’의 경우 한 전 위원장의 ‘양심수 해당 여부’ 등은 사회적 쟁점 사안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에도, 시청자들에게 일부 오인의 소지를 줄 수 있는 내용을 방송했으나,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어 특별한 의도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고, 칼럼 형식이라는 해당 보도의 특성 등을 감안하여 행정지도인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이 밖에도 ‘대구퀴어문화축제’를 둘러싼 갈등을 보도하면서, 혐오세력들의 방해 때문에 집회신고를 위해 밤을 새운다는 축제 주최측 관계자의 인터뷰를 내보낸 대구MBC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서는, “해당 행사를 반대하는 측의 의견반영이 다소 미흡했다"고 밝히면서, 위원 전원의 의견으로 행정지도인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한편 ‘권고’ 또는 ‘의견제시’는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 내려지는 ‘행정지도’로서, 심의위원 5인으로 구성되는 소위원회가 최종 의결할 수 있으며, 해당 방송사에게 어떠한 법적 불이익이 주어지지 않는다.

반면,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중대한 경우 내려지는 ‘과징금’ 또는 ‘법정제재’는 소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심의위원 전원(9인)으로 구성되는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며, 지상파·보도·종합편성채널·홈쇼핑PP 등이 과징금 또는 법정제재를 받는 경우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매년 수행하는 방송평가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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