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다양한 분야X사람X대화…1인 토크쇼 부활 ‘대화의 희열’(일문일답 종합)

입력 2018-09-0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현장] 다양한 분야X사람X대화…1인 토크쇼 부활 ‘대화의 희열’(일문일답 종합)

KBS 예능이 조금은 색다른 프로그램을 시도한다. 1인 토크쇼의 부활, ‘대화의 희열’이 기존의 토크쇼와는 다른 차별점을 두고 시청자들을 만나게 됐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통해 MC로서의 자질을 엿볼 수 있게 했던 그가, 본격적인 토크쇼를 통해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KBS2 ‘대화의 희열’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출연자 유희열, 최재형 PD, 신수정 PD가 참석했다.


● ‘대화의 희열’ 프로그램을 수락한 이유는?

유희열 “옆에 계신 PD 두 분이 인연이 ‘스케치북’을 같이 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좋아하는 프로듀서들이다. 우리 회사 근처에 놀러 오셔서 쭈꾸미 집에서 소주를 많이 마셨다. 그때 PD가 이런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다며, 궁금한 사람을 만나서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신수정 PD는 나와 ‘스케치북’을 하고 있던 차라, 큰 고민을 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해보자고 시작하게 됐다.”


● 진솔한 이야기,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예정인가?

신수정 PD “기존에 있던 토크쇼는 대본이 있고 받아서 MC가 질문을 하는 형식이다. 우리는 프롬포터나 대화의 현장에 제작진과 카메라가 다 빠져있다. 관찰 프로그램을 찍는 느낌으로 숨거나, 게스트들의 시선에 걸리지 않는다. 독립된 공간에서 모니터를 듣고 있다. 대화를 통제하기 보단, 유희열 씨와 패널과 작가들이 대화를 끌어나가는 게 풍성해지고 좋더라. 앞으로 그렇게 차별화를 둘 예정이다.”



● MC 유희열의 장점은? 그리고 게스트 섭외 기준은?

신수정 PD “유희열의 장점은 비주얼이다. 아무리 대화가 중요한 프로그램이지만, TV 프로그램이고 눈으로 보는 거기 때문에 잘생긴 사람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만족한다. 게스트는 계속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열심히 섭외를 하고 있다. 패널들은 우리가 MC, 패널, 게스트의 경계를 안 두려고 한다. 그런 호칭을 안 쓰려고 한다. 강원국 작가님은 유희열 씨의 추천으로 하게 됐다. ‘말하는대로’를 하면서 그 분을 말씀하셔서 직접 만나 뵀는데, 독특한 캐릭터이셨다. 이력이 대단하심에도 불구하고 그냥 아저씨스러운, 못나 보이는 매력이 있었다. 그런 것들을 방송에서 최대한 살려보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의 타킷 오디언스가 팟캐스트와 겹친다고 생각했다. 3, 40대 직장인들이 봤을 때 위로가 되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해서 패널을 구성을 할 때도 그런 사람들에게 익숙한 인물이었으면 했다.”

유희열 “처음에는 도대체 방송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제작진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이 프로그램은 너무 막연해서 제작진의 가장 큰 숙제였을 것 같다. 우리의 목표는 편하게 대화를 나누고, 사람이 바뀌면 그 대화의 색깔도 바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방송으로 내야하기 때문에 제작진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표창원 씨를 만날 때 그 분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야 대화를 하기 때문에, 며칠 전에 나에게 많은 자료들이 온다. 100 페이지 가까이 온다. 거기에는 제작진들이 게스트를 만났던 인터뷰와 그 분의 자료를 보낸다. 나는 그냥 네 명의 익숙한 사람들의 모임이 있고, 한 사람의 손님이 와서 저녁 시간에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라고 생각한다. 네 분이 돌아가면서 궁금한 걸 물어본다. 독특하게 게스트가 이야기를 많이 안 할 때도 있다. 전통적 진행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까지 ‘유희열 데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유희열 “‘알쓸신잡’은 그 제작진들이 고민을 할 것 같다. 그 프로그램에서 내가 많이 이야기를 안 한다. 또 그 현장에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 기존 토크쇼와 ‘대화의 희열’의 차이점을 꼽자면?

최재형 PD “이 프로그램이 물론 대본은 없지만 MC진들이 할 일이 많다. 게스트가 정해지면, 우리가 사전에 조사한 자료들과 사전 인터뷰 한 자료들을 주고 MC에게 물어본다. 자신이 이야기 할 주제를 가지고 오는 편이다. 그래서 밀도 있는 대화들이 오갈 수 있는 것 같다. 보통은 제작진이 사전 인터뷰를 해서 MC에게 질문을 주고, 이 이야기가 재밌다는 식으로 진행이 된다. 우리는 거기서 벗어나보려고 한다. 현장에서 이야기를 하면 다른 이야기로 뻗어나간다고 해도 그것도 가치 있는 대화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프로그램이다.”

신수정 PD “1인 토크쇼가 없어진 이유에 대해 생각했다. 옛날에는 스타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유일한 그 경로가 TV였으면, 이제는 검색창에 검색을 하는 게 제일 빠르다.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형식이 그래서 따라온 것이다. 인생 이야기를 미묘하게 설명하기 보다는, 맥락이 뒤죽박죽일 수 있지만 검색창에 치면 안 나오는 이야기를 해보자는 게 우리의 목표다.”


● 프로그램 제목의 의미

유희열 “내가 지은 제목이 아니다. 이 프로그램이 잘 될 확률이 없을 것 같은데, 독박을 씌우려고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삼고초려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녹화 직전까지 이 제목을 들이밀었다. 그래서 녹화 때 안 할 수 없었다. 나는 ‘대화’로 간단하게 하자고 했는데, 제작진이 시청률에 눈이 멀어서 이런 제목을 결정한 것 같다.”



● 게스트들의 대화를 유도하는 유희열 만의 기술이 있나?

유희열 “(라디오) DJ를 오래 해왔고, 그리고 지금도 ‘스케치북’을 진행 하고 있다. 근데 내 언어 수준이 초, 중학생에 맞춰져있는 것 같더라. 음악 용어를 쓸 수 있는데도 계속 단순한 단어들을 쓰고 있었다. 굳이 따진다면 단순한 이야기로 나열하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 이 프로그램의 매력

유희열 “방송 같지가 않다. 어느 모임에 익숙한 사람들과 모였는데, 다른 친구를 데리고 올 때 대화의 흐름이 바뀌곤 한다.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을 때 그 대화가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장점은 반드시 존재하는 것 같다. 가장 뜨겁게 느껴지는 순간은 어떤 한 사람의 대화, 대답, 질문에서 그런 것들이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다.”



● 유희열을 MC로 선택한 이유

신수정 PD “‘스케치북’을 같이 해봐서 진행을 잘 하시는 것은 알고 있었다. 실제로 그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제작을 하니까 느껴지는 것들이 있었다. 성실성과 꼼꼼함으로 자리를 찾아가신다. 또 공부를 해 오시는 게 멋있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MC에게 그런 방대한 자료를 주지는 않는데, 그런 과정을 호기심 충만하고 즐겁게 해 와주신다. 그리고 이 분의 알 수 없는 호감이 있다. 대화이기 때문에 게스트가 와서 편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해야 하고, MC를 좋아해야 하는데 무조건적인 호감이 내가 갖고 싶었던 포인트였다. 토크쇼에는 MC가 중요하다. 근데 유희열이 MC여서 성사된 게스트들이 많았다.”


●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유희열, 최근 몇 년간 이렇게 방송에 많이 출연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유희열 “‘스케치북’을 처음 시작할 때 기자 분들에게 내가 여기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 적이 있다. 이후에 10년 동안 TV에 노출이 많이 됐다. 처음에는 낯설어 하다가 이제는 정말 방송인처럼 비춰질 정도로 자주 뵐 수 있게 됐던 이유를 아직도 고민을 한다.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 (이것들이) 나의 목표는 아니다. ‘스케치북’을 오래 하다 보니 그 프로그램을 거친 PD만 30명이 된다. 일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가 생기고, 깊어지는 인간관계가 생기더라. 밥을 먹고 술을 마실 때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발을 담그게 되는 경우가 생기더라.”


● 게스트 섭외

“게스트 섭외 기준은 분야별로 한 분을 모시려고 했다. 10회가 예정돼서 분야별로 주제를 가져갈 수 있는 분을 섭외하려고 했다. 첫 회는 김숙 씨가 나오시는데, 김숙 씨가 다른 프로그램에서 MC만 하시곤 한다. 사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률에 그렇게 기대치가 없다. 이게 시청률이 10%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다고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자극적으로 편집하지 않으려고 한다. 슴슴하게 가고 싶다. 평양냉면 같은 프로그램이었으면 한다. 김숙 씨를 모셔서, 우리가 생각하는 희극인의 스타일이 있다는 게 아니라는 걸 쉽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 ‘대화의 희열’ 시청률


유희열 “나의 목표는 ‘스케치북’을 이기는 것이다”


● ‘대화의 희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은?

“나는 이국종 교수를 게스트로 모셨을 때, 의료계의 현실 보다는 이국종 교수가 왜 안 웃는지가 궁금하다. ‘대화의 희열’의 매력이라면, 사석에서 나누는 공기의 포착이 중요한 것 같다. 이국종 교수에게 우리가 하는 질문은 처한 현실 등에 대한 게 아니다. 다양하게 네 명의 사람들이 각자가 궁금한 걸 물어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 ‘대화의 희열’에서 줄 수 있는, 그동안 못 봤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대화의 희열’, KBS 프로그램 치고 실험적인 느낌이다.


최재형 PD “KBS는 예능뿐만 아니고 변화가 필요 하다. 모두들 알고 계실 것 같다. 그런 노력의 하나라고 보셔도 좋을 것 같다. 근데 그 변화라는 것이, 원 게스트 토크쇼로 방향을 잡은 건, 원게스트 토크쇼가 사라진 상태에서 그것들이 왜 사라졌을까 고민을 해봤다. 사석에서의 대화 형식을 그래서 고민을 했다. 어쨌든 시작은 KBS 예능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부분에서 시작했다.”



● ‘대화의 희열’에 부르고 싶은 게스트가 있나? 박진영, 양현석을 염두에 두고 있진 않은지

유희열 “내가 그 사람들을 왜 만나야하냐(웃음). 그쪽으로는 생각을 못 해봤다. 박진영, 양현석 씨도 만나보고 싶다. 만나면 물어보고 싶은 게 많다. 나는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가) 두 분이 있다. 조용필 씨를 꼭 만나보고 싶었다. 왜 ‘스케치북’에 안 나오시는 거냐고 묻고 싶다. 두 번째 게스트로 류이치 사카모토를 꼭 만나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올 초에 전시회도 열고 영화도 개봉을 했다. 사카모토의 팬이기도 하다. 그 분이 한국에 관심도 많으시다. 사카모토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 본다면 어떨까라고 제작진에 이야기를 했지만 답은 못 받았다.”


● 방송인이 아닌, 뮤지션 유희열의 모습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유희열 “최근에 하고 있는 건 정말 초등학교 바이엘 3권만 칠 수 있는 피아노곡을 쓰고 있더라. 정확한 악보가 존재를 한다. 그 악보만 보면 똑같이 칠 수 있는 악보를 쓰고 있다. 작곡 교육을 제대로 받았던 사람이라, 피아노를 칠 줄 아는 사람도 똑같이 칠 수 있는 곡을 만들어보자고 시작을 했는데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그게 먼저일지 토이 앨범이 먼저일지는 모르겠다. 직무유기라고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편 ‘대화의 희열’은 지금 가장 만나고 싶은 단 한 사람을 초대해 대화를 나누는 원나잇 딥토크쇼다. 첫 게스트로는 김숙이 출격해, 여성 희극인으로서의 삶과 어디서도 꺼내지 못한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예정이다. ‘대화의 희열’은 9월 8일(토) 오후 10시 45분 KBS 2TV에서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