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움직이는 아미, 야스시와 협업 없던 일로

입력 2018-09-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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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아미 “우익·여성 혐오 작가” 주장에
소속사 빅히트, 3일 만에 철회 발표


딱 3일 걸렸다. 팬들의 거센 반발이 제기된 후 소속사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결과에 반영하기까지 시간이다. 방탄소년단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인 ‘아미’(팬클럽)의 존재를 다시 한번 확인 시킨 사례로 남게 됐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일본 유명 프로듀서와의 협업을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16일 밤 방탄소년단 공식 팬카페를 통해 “11월 발매 예정인 일본 싱글 음반 수록곡이 제작상의 이유로 변경된다.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공지했다.

앞서 소속사 측은 13일 방탄소년단의 일본 새 음반에 대한 계획을 밝히면서 일본 걸그룹 AKB48을 기획한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가 가사를 쓴 ‘버드’를 수록한다고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팬들은 ‘우익, 여성 혐오 작사가와 협업을 즉시 중단하고 관련 자료의 전량 폐기를 요구합니다’라는 글을 각종 게시판과 SNS 등에 올리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야스시는 일본의 ‘국민 아이돌’ AKB48을 프로듀싱한 인물. AKB48가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공연을 하거나 욱일기가 그려진 의상을 입고 공연해 국내 팬들의 반감을 샀다. 일부에서는 여성성을 노골적으로 담은 노랫말로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이에 따라 협업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팬들은 “방탄소년단과 아키모토 야스시와의 협업이 방탄소년단의 음악 행보에 오점을 남길 수 있다”며 협업 중단을 요구했고,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빅히트는 15일 “팬들의 우려를 인지하고 논의 중”이라고 밝힌 뒤 하루 만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사실 연예기획사가 팬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반영한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 결정한 사안을 단지 팬들의 반대가 심하다고 해서 쉽게 번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히트는 팬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 ‘아미’라는 팬덤으로 방탄소년단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고, 늘 “팬분들”이라고 존칭을 쓰며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던 만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위기관리 매니저팀을 신설하고 이에 따라 면밀히 대응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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