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하계올림픽 공동유치 도전 합의…남북체육교류 새 지표

입력 2018-09-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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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이 손을 맞잡고 하계올림픽 공동유치에 나선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과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유치 등에 대한 사항을 합의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한반도기를 앞세우며 공동입장하고 있는 남북 선수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북체육교류가 올림픽 공동개최를 통해 또 하나의 역사적인 획을 그을 수 있을까.

남측 문재인 대통령과 북측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에서 6개 항목 14개 세부 내용으로 이뤄진 역사적인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 중 체육 분야에 관한 내용은 4항에 명시됐다. 올림픽 출전을 위한 단일팀 구성 뿐 아니라 올림픽 공동 개최가 포함돼 있다.

‘남과 북은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우리 민족의 기개를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2020년 하계올림픽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며,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공동개최를 유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2020년 도쿄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에서 단일팀을 파견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실무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일부 종목의 경우, 종목별로 필요시마다 단일팀을 구성해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기본적인 협조체제가 구축돼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개최지가 결정되지 않은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해 총회를 열어 2024년과 202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확정했다. 프랑스 파리가 2024년, 미국 LA가 2028년 하계올림픽 개최권을 손에 넣었다.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유치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독일, 호주, 인도 등이 이미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관심을 표명한 가운데 유치전은 2025년부터 본격 시작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남과 북이 공동 개최를 위해 함께 움직인다면 IOC를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남과 북의 체육계 인사들이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한 마음으로 뛰면 IOC 위원들에게 표를 받아내는 작업이 한결 수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유치 활동할 때까지 남과 북이 지금처럼 좋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대전제 아래서다.

남북의 체육교류는 얼어붙었던 남과 북의 관계를 녹이는데 그동안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올해는 더 그렇다. 북측 선수들의 전격적인 2018평창동계올림픽 참가는 정치적으로도 남과 북이 가까워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단일팀으로 참가한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를 발판삼아 탁구단일팀이 세계선수권에서 호흡을 이룬데 이어 평양에선 통일농구대회도 펼쳐졌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조정, 카누, 여자농구 등 3개 종목에서 단일팀이 꾸려졌고, 총 4개의 메달(금1·은2·동1)을 합작해 국제종합대회 사상 처음으로 ‘코리아’라는 이름이 메달순위에 올라가는 기념비적인 일도 이뤄졌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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