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세종대왕’ 납시오!

입력 2018-10-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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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최민식·한석규·유해진(왼쪽부터)이 비슷한 시기 한글을 소재로 한 영화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포츠동아DB·동아닷컴DB

■ 한글 소재 영화들 봇물…흥행 보장 톱배우들 총출동

‘나랏말싸미’ 송강호, ‘천문’ 한석규
나란히 세종대왕 맡고 촬영 돌입
유해진·윤계상 ‘까막눈’ 후반 작업


송강호와 최민식 한석규 그리고 유해진의 시선이 일제히 ‘한글’로 향한다. 이례적으로 동시기 제작이 이뤄지는 한글 소재의 영화의 주연으로 나선 이들 톱배우가 저마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관객 앞에 펼쳐낸다.

9일로 572돌을 맞은 한글날을 기점으로 한글창제와 한글을 지키려고 벌어진 실화와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도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한글 소재 영화로 향한 일련의 흐름이 눈길을 붙잡는다.

송강호는 7일 새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 촬영에 돌입했다. 반박불가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그가 역사를 통틀어 가장 존경받는 왕으로 통하는 세종대왕 역을 맡고 한글창제를 둘러싼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다.

송강호는 2015년 영화 ‘사도’에서 조선의 또 다른 왕 영조를 연기해 명불허전의 실력을 과시한 바 있다. 당시 역사 속 인물을 그리는 과정에서 겪은 고통을 토로하기도 했던 그는 3년 만에 ‘사도’ 제작진과 손잡고 좀 더 과감한 도전에 다시 나선다. 송강호와 ‘살인의 추억’ ‘괴물’을 함께한 박해일은 세종을 돕는 승려 신미 스님 역을 맡았다.

제작사인 영화사 두둥은 9일 “정본의 역사인 실록에 기록되지 않은 한글창제 이면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며 “송강호는 문자를 독점해 지식까지 독점했던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글은 백성의 것’이란 신념으로 한글창제를 시작하는 세종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달 촬영을 앞둔 최민식·한석규 주연의 ‘천문’(감독 허진호·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역시 한글창제라는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 삼고 그 안에 드라마틱한 상상력을 덧댄 작품이다. 한석규가 세종대왕을 연기한다. 2011년 주연한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이어 또 한 번 세종으로 나선 점이 눈에 띈다. 최민식은 조선의 과학자 장영실을 연기한다. 두 배우는 1999년 첩보영화 ‘쉬리’의 흥행을 함께 이룬 파트너. 영화에 함께 출연하기는 20년만이다.

송강호의 ‘나랏말싸미’와 최민식·한석규의 ‘천문’은 비슷한 시기 제작에 돌입하면서 일찍부터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어쩔 수 없이 비교의 시선을 받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실력 차이를 가를 수 없는 송강호와 한석규가 각기 어떤 모습으로 세종대왕을 그려낼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에서 한 발 벗어나 한글을 이야기하는 영화도 있다.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에 한창인 유해진·윤계상 주연의 ‘말모이’(감독 엄유나·제작 더 램프)다. 영화는 우리말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인 주인공이 조선어학회 대표를 만나 사전 편찬을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을 모으는 내용이다. 해방 이후 발간된 ‘우리말 큰 사전’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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