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도네시아 용무도 대부, 김태화 회장의 자부심

입력 2018-10-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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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화 재인도네시아 한인용무도협회장이 최근 스포츠동아와 만나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체감하고 있는 용무도의 위상을 역설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다른 사람들이 노력했죠. 나는 한 게 없습니다.”

김태화(56) 재인도네시아 한인용무도협회장은 직함 그대로, 인도네시아 용무도의 대부로 통한다. 뛰어난 사업 능력을 자랑하는 김 회장이 용무도 보급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니 현지인들도 그 진심을 외면하지 않았다. 최근 용인대학교 무도체육대학에서 만난 그는 몇 번이나 “내가 시작한 게 아니다. 나보다 먼저 용무도를 인도네시아에 전파한 분들이 계신다”고 공을 돌리면서도 ‘현지에서 용무도의 인기가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남다른 자부심이 느껴졌다.


-인도네시아에서 용무도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약 12년 전부터 인도네시아에 용무도를 전파하기 위해 용인대를 방문해 연수를 받은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지회장을 맡아 체계를 갖췄을 뿐이다. 인도네시아 용무도협회 회장은 합참의장이고, 내가 민간인 회장이다. 전군이 총 61만명인데, 육군이 50만명이고, 해군은 7만명, 공군은 4만명이다. 육군은 의무적으로 용무도를 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전통 무술인 펜칵실랏과 비교한다면.

“군에는 펜칵실랏보다 용무도가 훨씬 많이 보급돼 있고, 민간도장도 2개가 개관했다. 한 도장에 관원들이 300명씩, 총 600명이다. 시골이든 대도시든 군복을 입은 사람에게 ‘용무도?’라고 하면 누구든 바로 ‘용무도!’라고 답한다. 인도네시아에서 그 정도의 인지도다. 현지 해군과 공군, 해병대에서도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서 고려하는 단계다.”


-정착하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인도네시아인들도 처음에는 용무도에 대해 잘 몰랐다. 그래서 용인대 용무도학과 졸업생들을 데려가서 대통령 경호실과 공수특전사, 수도방위사령부 등에 사범으로 배치했다. 자비로 보냈다. 지금도 인도네시아에 상주하는 사범들 월급은 내가 준다. 훈련을 하려면 매트리스가 필요한데, 한 부대당 설치비용만 3000~4000만원 정도 들어간다. 부대마다 다 해줬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용무도 사범이 12명 정도였는데, 자리를 잡기까지 초기 비용이 많이 들었다.”

용무도를 연마하고 있는 학생들이 서로 기술을 구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용무도협회


-인도네시아 군에서 용무도의 위상이 엄청난 듯하다.

“인도네시아 군대에선 ‘용무도가 우리에게 딱 맞다’고들 한다. 실전 무술이라 사람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운동이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군에 딱 맞는 것이다. 대통령 경호실에선 매일 훈련을 시킨다. 모든 경호원들이 용무도를 한다. 진급을 위한 제1의 조건이 용무도 수련 여부다.”


-용무도를 더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이 궁금하다.

“무술은 계속 새로운 기술이 나온다. 4~5년 전 기술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새로운 기술이 한국의 본부와 함께 가게끔 해야 한다. 국내에도 시·도 협회는 체계적으로 잘 갖춰졌다. 경기위원장, 심판위원장 등이 함께 경기 진행상황을 보고, 용무도가 보급된 32개국을 좀 더 체계적으로 잡아줘야 한다. 세계연맹의 역할이 그것인데, 아직 미약하다. 현지에서 5~6시간 걸려 출장을 가게 되면, 일부러 물어본다. 머나먼 시골에서도 마찬가지다. 용무도에 대해 다들 알고 있고, 실제로 하고 있다. ‘자세를 취해보라’고 하면 보여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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