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기 신예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입력 2018-10-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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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기 강호(왼쪽)-전원규.

경륜 신예들의 반격이다. 한때 각 등급에서 변방으로 취급받았던 23기 신인선수들의 활약이 최근 상당히 매섭다.

과거 경륜 신인 선수들은 무리해서라도 선행승부를 펼치며 입상 진입을 노리는 신인다운 경기를 펼쳤고 그 결과로 우승보다는 2,3착 횟수가 많았다. 자리잡기에 실패할 경우에는 강자중심의 경주흐름에 휘말려 힘 쓸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도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신인들은 의도적인 견제를 받거나 자리잡기가 여의치 않을 경우엔 몸싸움과 라인전환으로 노련한 선배선수들을 제치고 입상에 성공하는 등 한 단계 진보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특히 23기 기대주 강호, 전원규는 특선급 안착에 성공하면서 기존 특선급 선수들을 힘겹게 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강호는 특선급 데뷔직후 우승 보다는 2착 승부가 많을 정도로 긴 거리 승부 위주로 경기를 풀어갔다. 3월초 특선급으로 승급한 이후 4월초까지 10차례의 경기에서 2착 6차례, 3착 3차례를 했고, 우승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런 그가 다양한 작전을 시도하면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4월13일에는 정하늘, 전영규를 상대로 당당하게 우승해 90.5배(1위 강호, 2위 양희천)라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9월29일 광명 13경주에서는 힘으로는 최고로 평가받고 있는 박병하를 상대로 맞대결을 벌였고, 결국 선행 버티기로 우승하며 66.2배(1위 강호, 2위 임진섭)의 고배당을 터뜨렸다.

23기 중 두 번째로 특선급에 승급한 전원규는 처음엔 이도저도 아닌 플레이로 변방 취급을 받았다. 우승보다는 3착권 진입이 대부분이었고, 결국 무리하게 몸싸움을 벌인 결과 7월29일 광명 14경주에서는 낙차까지 당했다. 하지만 부상 복귀 이후에는 짧은 승부가 아닌 긴 거리 승부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더니, 9월9일 광명 16경주에서 강자 김형완을 상대로 젖히기 반격으로 우승하며 45.3배(1위 전원규, 2위 김동관)라는 깜짝 배당을 만들어냈다. 이를 계기로 자력 승부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이제는 기존 강자들을 위협할 정도의 수준까지 기량을 끌어올렸다.

우수급의 23기 선수들 활약도 눈에 띈다. 무조건적으로 긴 거리 승부를 고집했던 선수들이 짧은 승부를 구사하면서 이변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정상민, 남승우, 신동현, 김민배는 인지도 높은 강자나 경쟁상대 앞에서 치고 나서는 운영을 하다가도 흐름에서 따라 유연하게 젖히기를 섞어주며 실리를 챙기고 있다. 아직 우수급 강자를 위협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운영능력이 좋아지고 선행능력도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또한 우수급 강자로 자리잡은 홍의철, 조주현, 김관희는 11초 초반대의 선행능력을 보유한 만큼 조금만 더 경험을 쌓는다면 특선급 승급뿐만 아니라 특선급에서 강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지막 한 바퀴’ 장학순 예상팀장은 “회차가 거듭날수록 신인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있다. 강자의 전면에서 무조건 때리고 버티기만 노리는 신인들의 모습은 점차 찾아보기 힘들다. 이제는 신인들도 자리가 안 나오거나 의도적인 견제를 받을 경우 몸싸움까지 불사하는 과감한 전술을 펼친다. 특히 선행 선수가 많은 경주에서는 신인선수가 기습이나 짧은 젖히기로 기존 강자를 견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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