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의 낭군님’ 도경수♥남지현만큼 스태프 열정 빛났다

입력 2018-10-19 09:1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남지현만큼 스태프 열정 빛났다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 12회가 시청률 평균 11.2%, 최고 12.7%로 자체 최고를 돌파하며, tvN 월화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는 이유는 배우들의 열연과 흥미로운 전개뿐만 아니라, 작품 곳곳에 촬영, 미술, 조명, DI(디지털 색보정), 의상, 음악, 편집 등 각 분야 베테랑 스태프들의 열정이 녹아있기 때문. 단 4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제작진이 직접 ‘백일의 낭군님’의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 촬영

봄과 여름의 아름다운 풍광을 화면에 담아낸 김종진 촬영감독은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지 않기 위해선 극중 장소들이 연결돼야 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송주현 마을 실제 촬영지였던 순천 낙안읍성과 문경새재의 거리가 화면에서는 마치 문 하나만 나가면 닿을 듯이 자연스럽게 표현됐다. 신분제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한 극적 대비도 돋보였다. 궁은 차가움과 웅장함으로 그 권위를 나타냈고, 송주현 마을은 따뜻한 분위기의 석양, 돌담, 초가를 통해 사람냄새가 느껴지도록 연출했다.


● 미술

상상을 현실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리얼리티를 불어넣는 일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 ‘마더’, ‘또 오해영’ 등에서 섬세한 표현으로 각광받은 이강현 미술감독이 함께했다. “세트와 소품은 원색적인 요소를 되도록 지양하고, 낮은 채도의 색조를 주로 사용했다”며 디테일한 포인트를 밝힌 이강현 감독은 “궁과 송주현 마을, 그리고 김차언(조성하)의 공간 등은 소품과 구조를 통한 캐릭터의 차별성은 드러나면서도,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유사한 계열의 색상을 사용하였다”고 설명했다.


● 조명 & DI(디지털 색보정)

조명과 DI(디지털 색보정)는 공간마다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름답고 착한 송주현 마을을 표현하기 위해 최대한 자연광을 이용했으며, 해의 방향을 체크하여 그 빛에 따라 기준을 정하고 조명을 활용했다”고 설명한 전병윤 조명감독. 송주현 마을과 달리 궁궐의 화려함을 살리기 위해서는 화면 안에 항상 하이라이트부분을 만들어 표현했다. 두 공간의 차이점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한 빛나는 노력의 결과인 것.

공간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나타내기 위해 편집 과정에서는 ‘도깨비’, ‘비밀의 숲’, ‘미스터션샤인’ 등 다양한 작품에 참여한 이동환 DI감독의 노고가 숨어있었다. “특색을 느낄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을 바탕으로 세련되고 아름다운 영상미에 포인트를 줬다”는 이동환 감독은 “송주현 마을은 동화 같은 느낌을 위해 따스하고 부드러운 톤을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했으며, 반대로 조금은 진지하고 무거울 수 있는 궁은 강한 톤의 화려함 표현에 블루와 그린의 느낌을 가미하여 차별화 했다”고 전했다.


● 의상

조선시대 최고 권위의 왕부터 평범한 백성들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나타내는 의상은 각양각색 아름다움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도깨비’, ‘바람의 화원’ 등 여러 작품에서 세심한 디테일로 전체적인 조화를 그려냈던 김정원 의상디자이너는 “전통 의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모든 배우들이 캐릭터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색감에 포인트를 줬다”고 설명했다. 송주현 마을 사람들은 가진 것은 없으나 밝은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색감이 가미된 서민복을 연출했다. 화려하고 디테일이 많은 궁중 의상뿐만 아니라, 소박하지만 정감 가는 서민들의 의상도 놓치지 않은 것.


● 음악

'미생', '시그널', ‘비밀의 숲’ 등에 참여했던 김준석 음악감독은 기존 준비해온 음악의 약 80%를 뒤집고 다시 시작할 정도로 각별히 신경 썼다. “이율(도경수)과 윤이서(남지현)의 비극적인 운명,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뭔가 다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기억을 잃고 혼인을 올린 두 사람은 마냥 행복해 보이지만, 그들의 애절하고 안타까운 사랑도 놓치지 않길 바랐다”며 두 주인공의 로맨스 구도, 장면, 감정선에 따라 어울리는 음악을 연출했다.

“두 남녀 사이에 켜켜이 쌓인 서사를 멜로디와 악기로 어떻게 구현해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는 정세린 음악감독은 첫 끌림은 맑은 톤의 악기와 멜로디로, 그 안에 얽혀있는 비극은 중저음대의 첼로 솔로와 풍성한 오케스트라 현을 이용했다. 또한 “체고 현지 녹음 당시, 체코 프라하 심포니 오케스트라(CNSO) 지휘자에게 극중 장면을 보여드리니 테크닉보다 감정 표현에 심혈을 기울여주셨다”는 후일담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양 솔로악기를 대신할 수 있는 국악기를 곳곳에 배치해서 사극 전통음악의 색까지 잃지 않았다.


● 편집

높은 몰입도를 이끌어낸 최중원 편집감독은 “율(원득)과 이서(홍심)를 비롯한 모든 캐릭터들의 상황과 감정 변화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알 수 없는 사전제작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촬영 기간에도 편집을 진행했다. 추가촬영이나 재촬영이 필요한 부분은 바로 의견을 제시하고 보완하여 완성도를 높였다. 지루하지 않고 속도감 있게 편집함과 동시에 마지막 임팩트를 남기며 ‘엔딩 장인’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그의 남다른 노력 덕분이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