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타이틀스폰서 도드람양돈농협 이영규 조합장 인터뷰

입력 2018-11-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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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 양돈농협은 2017∼2018시즌부터 V리그의 타이틀스폰서를 맡았다. 단순한 물적 지원을 넘어선 모범적인 타이틀 스폰서로의 역할 수행으로 2년 만에 V리그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열정적인 지원의 중심에는 이영규 도드람 양돈농협 조합장이 있다. 사진은 배구장에서 시구를 하고 있는 이영규 조합장. 사진제공|KOVO

V리그는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타이틀스폰서와 손을 잡았다.

도드람 양돈농협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어떤 브랜드인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V리그와 함께한 첫 시즌 도드람은 많은 일을 했다.

단순히 돈만 내놓고 높은 홍보효과를 바라는 타이틀스폰서는 아니었다. 이영규 도드람 양돈농협 조합장은 유소년과 어머니 대회, 국가대표 경기, V리그 등 많은 배구현장을 찾아가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갑을 열었다. 이처럼 누군가 내게 진심으로 다가서고 열정으로 지원해준다면 사람의 마음은 열린다.

이영규 조합장과 많은 도드람 구성원들의 뜻이 합쳐져 도드람은 V리그의 오랜 친구처럼 배구팬에게 파고들었다. 모범적인 타이틀스폰서는 긴 시간을 통해 팬과 친숙해지고 종목을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 잡는다. 이를 통해 브랜드 구성원들의 자부심도 높인다. 그런 면에서 도드람은 모범사례다. 지금 한창 배구와 뜨거운 연애중인 이영규 도드람 양돈농협 조합장을 만났다.


-V리그 타이틀스폰서로 두 번째 시즌이다. 소감은?

“첫 번째 시즌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갑작스럽게 타이틀스폰서 협약이 진행됐고 시즌이 개막됐다. 처음이라 의욕만 가지고 했는데, 긴장도 됐다. 도드람이라는 브랜드는 알려야겠고 정신없이 하다보니 시즌이 후딱 지나갔다. 솔직히 배구열기를 느낄 새도 없었다. 스포츠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새로운 인연과 함께 한 지난 시즌은 도드람과 나 모두 잊지 못할 추억이다. V리그의 타이틀스폰서가 되고 개막전 다음 날 우리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셨다. 그래서 이번 시즌은 더 많은 기대를 한다. 이제는 배구와 같이 호흡하고 열광한다. 배구가 잘돼야 도드람의 인지도가 올라간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

사진제공|KOVO


-이번 시즌 개막전에도 참석했는데 현장에서 느낀 배구의 열기는?

“경기장에 가면 몰입해서 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동안 양돈농장을 운영하면서 특별한 취미생활이 없었는데 타이틀스폰서를 계기로 배구라는 좋은 취미를 가지게 됐다. 배구가 참 매력적이다. 경기진행이 매우 빠르고, 선수들이 높은 집중력으로 경기를 해서인지 관중들의 응원열기도 뜨겁다. 지난 시즌이 끝나자 한동안 그 뜨거운 열기를 느끼지 못해 공허했다. 그래서 이번 개막전 내내 박수치며 열광적으로 응원했다. 다시 심장이 뛰는 느낌이다. 다른 배구 팬들도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V리그는 남녀 13개 구단의 투자금액이 1000억원 가까이 되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다. 타이틀스폰서의 입장에서 배구와 V리그의 매력은?

“배구는 보면 볼수록 묘한 매력이 있다. 코트의 모든 선수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시너지를 발휘한다. 협력과 하모니가 필요하다. 1점을 위해 모두가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습은 조직문화 차원에서 배울 점이 많다. 사업적으로 보자면 V리그는 각 구단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KOVO의 뛰어난 운영능력으로 많은 성장을 이뤘다. 배구장 내외에서의 홍보효과가 아주 뛰어나다. 지난해 미디어 노출효과는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V리그의 ROI(투자자본수익률)가 68배로 투자대비 효과가 가장 높았다. 또 일반 광고에서는 할 수 없는 스포츠를 통한 사회공헌적인 기업이미지로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는 효과도 크다. V리그는 모든 연령을 아우르는 스포츠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도드람의 입장에서는 미래의 잠재적인 소비자에게 호의적인 브랜드로 접근할 수 있어서 V리그가 매우 매력적인 홍보수단이다.”


-그렇게 좋게 평가한다면 팬들이나 배구인들에게는 감사한 일이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이 얼마나 더 도드람을 알았고 판매에 도움이 됐는지 궁금하다.

“사실 타이틀스폰서를 하기 전에 케이블TV를 통해 홍보를 했다. 이런 식이면 10년을 해도 안 되겠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다른 노출방법을 찾던 차에 기획실 참모들의 V리그 참여의지가 있었다. 귀가 번쩍 띄었다. 그래서 조합 이사들이 결정하고 대의원총회에서 승인을 받아 타이틀스폰서가 됐다. 첫 시즌을 마치고 한국배구연맹 조사에서 V리그 타이틀스폰서를 인지했다고 대답한 응답자(총 95.7%) 가운데 약 40.8%가 도드람이 V리그를 후원한 이후 도드람 브랜드를 인지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대부분이 스폰서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가 향상됐다고 말했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도드람 관련 검색량도 3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상승세다. 축산업계에서는 유명한 도드람이지만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생소한 브랜드였을 것이다. 한돈브랜드 가운데 시장점유율과 최선호 구입브랜드 등에서 몇 년째 1위를 했지만 소비자들은 아직 모른다. 그래서 첫 번째 시즌은 기업의 브랜드이미지 노출과 메시지 전달을 최우선 목표로 했다. 많은 노출로 일단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싶었다. 그 부분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 이번 시즌은 대외영업력이 강화되고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데, 큰 폭의 매출상승과 함께 소비자에게 더욱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이번 시즌 V리그와 연계해서 새로 구상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V리그를 마케팅에 접목해서 프로배구와 사업시너지를 극대화시키려고 한다. 도드람은 ‘본래순대’라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 순댓국전문 매장으로 110여개를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배구경기 입장권 소지자에게 할인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하나는 온라인쇼핑몰 활성화다. 도드람은 국내 최대의 최첨단 육가공시설을 가지고 있다. 경기장에서 홍보하는 상품들을 온라인쇼핑몰에서 구매 할 수 있도록 경기 때 온라인 상품권을 이벤트 선물로 증정해 도드람의 우호적인 고객으로 유입시킬 생각이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흥미로운 글이 떴다. 여자 대표선수들을 격려하려고 일본에 갔다가 대표팀을 응원하러 온 서포터즈들에게 선물을 줬다는 내용인데….

“대한배구협회의 초청으로 다녀왔다. 세계선수권대회는 현장에서 보고 싶었다. 열심히 뛰는 선수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격려금도 주려고 했다. 당시 일본은 태풍의 영향으로 관중이 많지 않았다. 태국의 일방적인 응원에 비해 우리 쪽 좌석이 텅텅 빈 것이 아쉬웠다. 다음 날에도 응원을 하는데 단체복을 입은 우리 응원단이 보였다. 선수들을 응원하려고 자비를 털어 일본에 온 서포터즈들이었다.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도드람 선물세트를 보내줬다. 그들이 나중에 감사하다고 알려왔다. 다음 날 선수들과의 오찬을 위해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서포터즈 2명과 또 마주쳤다. 반가웠다. 대화를 하다보니 배구열정에 감사하는 마음에 무엇이라도 성의표현을 하고 싶었고, 마침 엔화를 가지고 온 것이 있어 서포터즈들과 차나 한잔 하라는 의미에서 작지만 마음을 담아 현금을 건넸다. 좋은 인연과의 만남은 배구를 다른 시각으로 보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렇게 배구를 사랑하는 팬과 배구관련 여러 단체들이 조금씩 힘을 보탠다면 선수들이 더 행복하게 배구에 집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끝으로 배구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배구팬만큼 감사한 분들이 없다. 관계기관이나 도드람도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목표를 위해 배구발전을 도모하지만 배구팬은 열정 그 자체다. 배울 점도 많다. 귀중한 시간을 내서 관람하는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이를 위해서라도 즐길거리 많은 배구, 볼거리 많은 배구로 보답해야 한다. V리그가 가장 높은 시청률과 관중을 자랑하는 1등 프로스포츠로 정착하기 바란다. 앞으로도 열정과 응원을 변함없이 V리그에 쏟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


● 이영규 도드람 양돈농협 조합장은 누구?


▲ 생년월일=1959년 4월 1일 ▲ 출생지=경상북도 고령군 ▲ 학력=대구 심인고~충남대학교 농과대학 축산학과 전 다비육종 대표이사, 전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전문위원(유통), 전 충남대학교 축산학과 겸임교수, 전 전국양돈조합장협의회 회장, 현 도드람 양돈농협 조합장, 현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대의원 및 감사, 현 양돈수급조절위원회 위원, 현 축산물브랜드경영체협의회 부회장/양돈분과위원회 위원장, 현 한국양돈협동조합연합회 회장 ▲ 수상경력=2005년 경기도 농업인 대상(중소가축부문), 2012년 철탑산업훈장(제17회 농업인의 날), 2013년 농협중앙회 우수조합장상


● 도드람 양돈농협은?

1990년 10월 9일 설립한 조합원 639명의 양돈조합이다. 2017년 기준으로 전국양돈농가(4537농가)의 14%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자산 8682억원, 자본 715억원으로 2017년도 순이익은 102억원이다. 13개의 투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임직원은 총 616명. 조합이 138명이고 자회사에 478명이 근무한다. 2017년도 도드람 양돈농협의 총 사업규모는 2조25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금융부문이 1조1006억원, 경제사업 관련이 1조1498억원 규모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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