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프리즘] LG “기업 혁신역량 강화라면 외부 전문가도 OK”

입력 2018-11-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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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

■ 연말 인사철 화제 모은 ‘구광모 체제’ LG

경영기획팀장 등 핵심 보직 파격 발탁
그룹 ‘순혈주의’ 깨고 미래 위한 행보
스마트폰 사업, 1년 만에 사령탑 교체


“쥐를 잡는 데 검은 고양이, 흰고양이 가릴 필요가 없다.”

LG그룹이 덩샤오핑의 유명한 흑묘백묘론을 연상시키는 파격적인 인사로 화제다. LG그룹 지주사 ㈜LG는 28일 이사회를 통해 2019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본격적인 ‘구광모 체제’로 나선 LG그룹의 미래 행보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그룹 핵심 조직과 미래전략사업 파트에 외부 전문가를 과감하게 영입한 것.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총괄할 사장급 경영전략팀장에 홍범식(51) 베인&컴퍼니 코리아 대표를 영입한 것을 비롯해 미래 유망산업으로 국내 기업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자동차부품팀장(부사장)에는 김형남 한국타이어 부사장을 임명했다. 또한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인력을 양성할 인재육성 담당 상무에는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을 영입했다.

㈜LG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것에 대해 “사업포트폴리오 강화, 인재육성 등 지주사의 역할을 강화하며 계열사 사업과 사람에 대한 미래준비 지원에 중점을 두고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하는 한편 경영진의 변화를 꾀하는 인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이에 앞서 LG화학 부회장에 3M의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영입하는 등 구광모 회장이 그룹을 이끈 이후 ‘순혈주의’에 매달리지 않고 조직에 신선한 자극과 혁신역량을 강화하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LG전자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 부문의 수장을 1년 만에 다시 교체했다. LG전자는 28일 임원인사를 통해 HE사업본부장인 권봉석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LG그룹에서 두 개 사업본부의 사령탑을 한 명이 겸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가 전례가 없는 사업본부장 겸임카드까지 꺼낸 것은 그만큼 스마트폰 사업 부진 탈출에 대한 고민이 크다는 방증이다. 내년 본격적으로 다가올 5G 시대를 앞두고 TV사업에서 역량을 보여준 권봉석 사장에게 부진 탈출의 임무를 맡긴 것이다. 권 사장이 담당하는 HE사업본부가 담당하는 TV는 올레드(OLED) TV를 통해 LG전자의 호성적을 주도해 왔다. 반면 MC사업본부는 프리미엄폰 G시리즈와 V시리즈가 부진을 거듭하면서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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