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결산-케이블·종편②] 샤머니즘·엑소시즘에 빠진 OCN, 시즌제? 일단 GO

입력 2018-12-16 1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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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결산-케이블·종편②] 샤머니즘·엑소시즘에 빠진 OCN, 시즌제? 일단 GO

‘장르물 명가’ OCN의 실험 정신은 대단하다. 올해도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며 OCN 특유의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될까’를 ‘된다’는 확신으로 뒤바꾸겠다는 도전 정신으로 장르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그동안 수사물, 미스터리 스릴러에 그쳤던 라인업에 공포물을 추가하며 복합장르의 선두 채널임을 증명했다.


● 샤머니즘·엑소시즘에 빠진 OCN

샤머니즘과 엑소시즘. 올해 OCN을 대표하는 키워드다. 지난 3월 종영된 ‘작은 신의 아이들’(극본 한우리 연출 강신효)에서 시작된 OCN의 샤머니즘 사랑은 OCN 수목극 포문을 연 ‘손 the guest’(극본 권소라 서재원 연출 김홍선)에서 절정을 이뤘다.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을 표방한 ‘손 the guest’는 한국 무속 신앙의 샤머니즘과 서구 엑소시즘을 결합한 새로운 복합 장르물이다. 절대 하나로 어우러질 수 없는 두 세계관이 ‘손 the guest’에 녹아들며 안방극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덕분에 ‘손 the guest’는 영화로 제작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다. 시즌2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손 the guest’ 인기에 힘입어 유사 드라마도 제작되고 있다. 메디컬과 엑소시즘을 결합한 ‘프리스트’(극본 문만세 연출 김종현)가 방영 중이다. 엑소시즘과 결은 다르지만, 송새벽 고준희 주연의 ‘빙의’(극본 박희강 연출 최도훈)도 방영을 앞두고 있다.

● 수사물은 역시 OCN

OCN은 전통적으로 수사물에 강하다. 권선징악(勸善懲惡)을 바탕으로 악(惡)을 접근하는 방식부터 다르다. 왜 악인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사실적으로 그리는가 하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간혹 비현실적인 영웅담처럼 비춰 질지라도 몰입감은 뛰어나다.

그중에서도 올해 시즌2로 돌아온 ‘보이스2’(극본 마진원 연출 이승영)는 전작에 버금가는 놀라운 흥행 성적을 거뒀다. OCN 역대 최고 시청률(7.086% 12회)을 갈아치우며 2019년 시즌3로 돌아온다. 동명의 인기 영국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라이프 온 마스’(극본 이대일, 연출 이정효)는 OCN과 만나 ‘웰메이드 리메이크’ 타이틀을 달았다. 타임슬립인 듯 타임슬립 아닌 시·공간을 초월하는 다소 진부한 설정은 뛰어난 연출 기법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원작 못지않은 호평을 받았다. 특히 국내 정서를 온전히 반영한 시대적인 배경 설정은 원작을 뛰어넘어 한국만의 스토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시즌2 제작을 염원하고 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이하 동일)

유쾌한 부조리 타파를 내세운 ‘플레이어’(극본 신재형, 연출 고재현)도 성공작으로 꼽힌다. 자체 최고시청률(5.803% 14회)을 기록한 ‘플레이어’는 ‘송승헌의 재평가’를 이끌어낸 작품. 기존의 무겁게 깔린 OCN 드라마 특유의 분위기와 달리 블랙코미디가 녹아들며 묘한 웃음을 선사했다는 게 ‘플레이어’의 장점이다.

● 시즌제? 일단 GO 했는데…

할 듯 말 듯 했던 ‘신의 퀴즈’가 올해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2010년 첫 선을 보인 ‘신의 퀴즈’ 시리즈는 메디컬 드라마와 수사극을 결합한 ‘메디컬 범죄 수사극’을 최초로 시도하며 ‘장르물 명가’ OCN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다. 희소병(또는 희귀병)에 얽힌 미스터리와 의문의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빈틈없는 전개로 엮어낸 독창적인 분위기와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했다.

덕분에 2014년 시즌4까지 방영된 ‘신의 퀴즈’에 대한 추가 시즌 제작 요청이 이어졌고, 시즌5가 올해 4년 만에 돌아온 것. ‘신의 퀴즈 시즌5’는 ‘신의 퀴즈: 리부트’라는 타이틀로 방영 중이다. 하지만 시청률은 높지 않다. 애초 ‘신의 퀴즈’ 시리즈가 시청률은 크게 높지 않았지만, 기대치 대비 저조한 수치다. 현재 ‘신의 퀴즈: 리부트’는 2%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때문에 시즌6 제작 여부는 불투명하다.

앞서 제작진과 배우들은 “잘 되면 시즌6도 가능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현 상태라면 다음 시즌은 기약하기 어렵다. 만만치 않은 제작비를 감당할 채널 수뇌부는 없기 때문이다.

높은 시청률을 바탕으로 시즌3 제작에 돌입한 ‘보이스3’는 초심을 되찾아야 할 전망이다. 탄탄한 스토리 구조로 수사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MSG’만 가득했다. 높은 시청률만 믿고 자만한 결과다. 시즌3가 그려야 할 이야기는 시즌1, 시즌2의 이야기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시즌제 드라마란 바로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OCN 드라마는 지상파 드라마를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 tvN이 엔터테인먼트 채널로서 드라마 장르를 종합적으로 구현한다면, OCN은 ‘잘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모토로 특화된 장르를 구현하고 있다. 어느 채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드라마 장르가 OCN에서는 매년 펼쳐지고 있다. 올해도 그런 한해였다”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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