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국영화 키워드…VFX·시리즈·사극의 시험대

입력 2019-01-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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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석규(상단 왼쪽)와 최민식(상단 오른쪽)이 세종대왕과 뜻을 같이한 장영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영화 ‘천문’을 내놓는다. 정우성·김향기 주연의 ‘증인’은 변호사와 장애를 지닌 소녀가 정의를 찾는 이야기(하단 오른쪽). 송강호 주연의 ‘나랏말싸미’(하단 왼쪽)도 촬영에 한창이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세 가지 키워드로 보는 2019년 한국영화

김용화 제작 ‘백두산’ 연상호 감독 ‘반도’ 리얼한 시각효과 기대
‘타짜3’ ‘마녀2’ ‘범죄도시2’ 등 인기 영화 후속작들 잇따라 기획
세종대왕 한글 편찬 둘러싼 ‘천문’ ‘나랏말싸미’ 등 사극도 풍성


대담한 모험과 도전은 한국영화를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다. 2018년 한국영화에 동력을 불어넣은 한 사람을 꼽으라면 ‘신과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이다. 기술적 진보를 담보한 판타지 장르의 성공을 이끈 동시에 시리즈 제작 방식을 안착시킨 주역이기에 그렇다. 한국영화의 아시아 동시개봉 기틀도 마련했다. 김용화 감독의 성과를 토대 삼아 2019년 한국영화의 방향을 짚었다. 올해는 특히 배급 경쟁과 흥행 대결이 치열할 전망이다. 영화계에 뛰어든 신생 투자배급사들이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축, 콘텐츠의 양적 팽창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 틈에 탄탄한 기획으로 관객을 공략하려는 ‘알짜’ 기대작도 숨어 있다.

새해가 밝았지만 한국영화를 향해 긍정적인 기대만 꺼낼 수 없는 상황이다. 연말 극장가 빅시즌에 출격한 대작들이 부진한 성적에 머문 탓이다. 몇몇 배우와 감독에게 붙는 ‘믿고 보는’이란 타이틀도 더는 통하지 않는다. 오로지 콘텐츠의 완성도가 흥행을 좌우하는 환경, 모험과 도전이 절실한 시기, 2019년 한국영화 앞에 놓인 길이다.


● VFX 도전…한국영화 새 흐름

VR(가상현실)을 넘어 AR(증강현실)까지 영상 콘텐츠의 기술적 진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힘입어 CG(컴퓨터그래픽) 등 VFX(시각특수효과)를 적극 시도하려는 한국영화의 제작 움직임도 활발하다.

‘신과함께’를 일군 덱스터스튜디오가 VFX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작하는 ‘백두산’은 올해 한국영화 최대 관심작이다. 이병헌·하정우·마동석이 주연을 맡고 백두산 화산 폭발을 둘러싼 이야기를 완성한다. 제작비 200억 규모로 올해 겨울 개봉이 목표다.

연상호 감독의 ‘반도’ 그리고 강제규 감독의 ‘보스턴 1947’은 내용으로나 공간 혹은 시대적 배경 면에서 VFX의 비중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대작이다. 특히 ‘반도’는 좀비 창궐을 다룬 ‘부산행’으로부터 4년이 지난 뒤의 이야기. 시각효과로 무장한 좀비 블록버스터의 발전을 확인케 할 작품이다. 1947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 실화를 담은 ‘보스턴 1947’은 기술력으로 구현할 장대한 시대극이란 점에서 시선을 얻는다.


● 시리즈 제작 안착…안정적인 기획의도

1, 2편을 동시 촬영한 뒤 순차 개봉해 나란히 1000만 성과를 거둔 ‘신과함께’의 성공모델은 한국영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공한 1편을 잇는 후속편은 인지도 확보나 관객 동원의 연속성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인 만큼 매력적인 제작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본격화한 시리즈 기획은 올해 결실을 맺어 차례로 공개된다. ‘타짜’의 세 번째 이야기 ‘타짜-원 와이드 잭’과 ‘신의 한 수’ 후속편인 ‘귀수’ 촬영이 한창인 가운데 ‘해적2: 도깨비 깃발’과 ‘마녀2’의 제작도 이뤄지고 있다. 이에 더해 ‘신과함께’ 후속 시리즈인 3, 4편 역시 기획 단계다.

시리즈 영화는 이야기와 캐릭터의 연속성이 존립을 좌우하는 핵심 조건이다. 배우들의 꾸준한 참여는 이를 가능케 하는 첫걸음이다. 다행히 배우들의 시리즈 영화 참여는 적극적이다. 촬영을 앞둔 ‘범죄도시’의 후속편에는 1편의 흥행 주역 마동석이 다시 나선다. 손예진·김남길은 ‘해적2’로, 김다미는 ‘마녀2’에 출연해 이야기를 이어간다.


● 시대극과 사극…‘유효성’ 시험대

시대극과 사극은 오랫동안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담보하는 킬러콘텐츠로 인정받았다. 역대 1000만 한국영화 17편 가운데 시대극과 사극이 총 9편에 달하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직접 겪었거나 혹은 역사에 기록된 사건과 인물을 스크린에서 마주하려는 관객의 높은 선호가 꾸준히 이어진 결과다.

하지만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아래 모험을 마다지 않는 콘텐츠의 도전이 활발한 지금, 시대극과 사극의 ‘유효기간’이 계속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나오는 사극과 시대극은 관객의 수요를 가늠해보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최민식·한석규의 ‘천문’, 송강호·박해일의 ‘나랏말싸미’는 나란히 조선 세종대왕 시기 한글 창제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루면서 대결을 예고한다.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 시대적 분위기를 담으려는 영화도 이어진다. 3·1운동 소재인 ‘항거’, 대한 독립군 최초의 승리인 봉오동 전투를 담은 ‘전투’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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