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도전 꿈꾸는 장재영, 아버지 장정석의 진심은?

입력 2019-01-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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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장재영(왼쪽)-키움 장정석 감독. 사진|덕수고 정윤진 감독·스포츠동아DB

아마추어 시절 두각을 드러냈지만 프로에서는 빛을 보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었다. 비록 현재는 감독으로서 성공의 길을 걷고 있지만, 스타플레이어가 아니었던 탓에 은퇴 직후 행보도 가시밭길이었다. 장정석(46)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라는 화려한 타이틀 뒤 어두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때문에 ‘두 아들이 야구를 시작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아버지의 걱정을 먹고 자란 두 아들은 그러나 ‘야구인 DNA’를 숨기지 못한다. 장 감독의 첫째 아들 장재영(17·덕수고)은 이미 아마추어 야구에서 누구보다 ‘핫’하다. 아직 성장이 멈추지 않은 나이임에도 키는 벌써 186㎝에 이른다. 지난해 최고구속은 152㎞를 찍었다. 같은 또래 선수 가운데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6월 KBO에 장재영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고교 2~3학년 선수들에게는 신분조회 요청이 종종 들어오지만, 1학년에게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선수 본인도 어느 정도는 욕심을 내고 있는 모양새다. 장재영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물론 아버지, 감독님(덕수고 정윤진 감독)과 상의를 하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메이저리그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아마추어 선수의 메이저리그 직행 성공 사례는 박찬호(은퇴), 김병현(멜버른), 추신수(텍사스) 이후 대가 끊겼다. 한때 아마추어 선수들의 미국 직행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가 있었지만 결과는 대부분 아쉬웠다.

그렇다면 아버지로, 야구 선배로 장재영을 바라보는 장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장 감독은 6일 “내심 아들들이 야구를 안 했으면 싶었다. 하지만 둘 모두 유니폼을 입고 있고, 심지어 잘해주고 있다. 내 생각이 무조건 맞지 않는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고교생의 미국 도전이 쉽지 않다는 사례가 많지 않나. 내심 안 갔으면 싶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길은 스스로가 생각할 나이다. 현명한 선택 내리면 믿고 지지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장 감독은 인터뷰 내내 조심스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아직 영글지 않은 아들이 행여 주위의 지나친 관심에 흔들릴까 염려했다. “야구 선배로서는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인성만큼은 강조하고 있다. 집에서는 아버지로서 아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줘야 한다”며 “진로를 선택하기까지 2년의 시간이 남았다. (장)재영이가 몸도, 마음도 다치지 않도록 그 부분만 신경 쓸 생각이다.”

아버지의 말에 아들을 향한 진심어린 사랑이 듬뿍 담겨 있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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