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품은 우리은행…왕조와 특급 루키가 만났다

입력 2019-01-08 1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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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중구 소공로 우리은행 본점에서 2018-2019 WKBL 신입선수 선발회가 열렸다. 선발회가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과 1라운드 1순위에 선발된 숭의여고 박지현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와~! 됐다!”

‘2018~2019 WKBL 신입선수 선발회’가 열린 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5층 회의실. 지명 순번을 정하는 구슬 추첨기가 첫 번째 공(분홍색)을 내뱉자 일순간 행사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몰아쳤다. WKBL 왕조와 특급 유망주가 만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WKBL 무대를 호령하는 아산 우리은행이 한국여자농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국가대표 가드 박지현(19·숭의여고 3학년)을 품었다. 우리은행은 8일 열린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가장 낮은 확률을 뚫고 특급 유망주로 불리는 박지현을 선발했다. 최근 통합 6연패라는 대업을 이뤘던 우리은행으로선 왕조의 기틀을 더욱 튼튼히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4.8%의 확률을 비웃는 기적이었다. 지난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우리은행은 이번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가장 낮은 4.8%의 1순위 지명 확률을 안고 있었다. 총 26개의 구슬 가운데 1개만이 우리은행의 몫이었다. 반면 지난 시즌 최하위인 수원 OK저축은행의 확률은 이보다 6배 높은 28.6%였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우리은행의 편이었다. 우리은행의 순서를 뜻하는 분홍색 공이 다른 색깔의 공들을 모두 제치고 가장 먼저 추첨기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우리은행이 1순위 지명권을 갖게 됐다. 이 순간, 기대를 전혀 하지 않고 있던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 정장훈 사무국장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서로 기쁨을 만끽했다. 반면 나머지 5개 구단 감독과 관계자들은 부러운 눈치로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박지현은 전주원과 이미선, 최윤아, 박혜진의 뒤를 잇는 차세대 국가대표 가드로 평가받는 특급 유망주다. 선일초~숭의여중~숭의여고를 거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고, 동시에 각급 연령별 대표팀의 부름을 받으면서 국제무대 경험을 쌓았다. 또한 유일한 고교생 선수로 출전한 지난해 출전한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선 언니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왕조의 품에 안긴 박지현은 “가장 첫 번째로 뽑히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도와주신 숭의여고 최철권 부장님과 이호근 감독님 그리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한 뒤 “우리은행은 유독 팀 훈련량이 많은 팀이라고 알고 있다. 그저 위성우 감독님을 믿고 따르면서 하루빨리 팀에 적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이렇게 큰 행운이 올지 몰랐다. 정말 기분이 좋다. 당황스럽기까지 하다”고 웃은 뒤 “박지현은 어렸을 적부터 지켜본 선수다. 한국여자농구를 이끌어갈 재목이기도 하다.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한국여자농구를 위해서 박지현을 잘 키워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박지현은 신체검사와 선수 등록이 끝난 직후부터 WKBL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이에 대회 위 감독은 “박지현은 당장 기용해도 좋은 선수다. 다만 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시즌 중이지만 빨리 투입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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