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보내긴 아쉬운, 애니 ‘언더독’

입력 2019-01-29 13:4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애니메이션 '언더독'. 사진제공|오돌또기

이대로 보내기는 아쉬운 작품이다. 이에 공감하는 영화계 관계자들도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어떻게든 관객에 작품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려고 직접 나서고 있다. 애니메이션 ‘언더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이다.

‘언더독’(감독 오성윤 이춘백·제작 오돌또기)이 16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하지만 극장 상영 상황이 여의치 않다. 같은 시기 할리우드와 일본 애니메이션이 대거 개봉하면서 때 아닌 ‘애니 격전’이 벌어졌고, 상영관 확보 등 어려움에도 직면한 탓이다. 개봉 3주째에 접어든 29일까지 약 18만 관객 동원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기록’이 전부는 아니다.

스코어와 별개로 영화를 본 관객들은 ‘언더독’의 극장 상영이 이대로 마무리되는 것에 상당한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해 한국적인 정서와 이야기를 녹여낸 따뜻한 힐링 영화가 관객에 재대로 소개되지 않은 채 막을 내릴 수도 있는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언더독’은 무려 7년의 작업 끝에 완성한 작품이다. 창작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모든 캐릭터와 장면들을 손수 작업하는 과정에 들어간 시간이다. 기존 상업 극영화들의 제작 기간과 견줘서도 월등히 오랜 시간을 쏟아 부었다.

덕분에 ‘언더독’에는 디즈니나 픽사, 드림웍스 등으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는 전혀 다른 한국적인 따뜻한 정서가 녹아있다. 유기견 소재를 통해 생명을 대하는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을 비틀어 꼬집는 메시지, 버려진 개들이 자유를 찾는 여정에서 보여주는 한국의 정겨운 풍경은 보는 이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기도 한다. 외면하고 싶지만 외면할 수 없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담아내는 시도는 대담하면서도 가치 있다.


● 자발적인 응원 시네마톡, 해외서도 공개

극장 상영 조건 등 여러 외적인 상황 탓에 충분히 관객에 소개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가운데 영화인들의 자발적인 응원이 이어지고 있는 사실은 반갑다.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 애니메이션의 경쟁력을 알리려는 움직임이자, 그 가치를 지나칠 수 없다는 영화인들의 목소리가 모아진 결과다.

먼저 30일 오후 7시30분 압구정CGV에서는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의 공동제작자인 명필름 심재명 대표와 ‘언더독’ 오성윤, 이춘백 감독이 참여하는 시네마톡이 열린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언더독’을 집념으로 완성한 두 감독이 2011년 내놓아 220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 이를 함께 만든 제작자인 심재명 대표가 ‘언더독’을 놓고 관객과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설 연휴가 지나고도 응원 릴레이는 계속된다. 임순례 감독 역시 ‘언더독’ 시네마톡에 참여해 다양한 이야기를 관객과 나눌 계획이다.

‘언더독’ 제작 관계자는 “‘언더독’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과 응원을 표하기 위해 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됐다”며 “영화에 대한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와 가치 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언더독’은 국내 극장 상영을 넘어 해외 여러 나라에서 작품을 공개하는 기회를 이어간다. 이미 개봉 전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성과를 내면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먼저 3월8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도쿄애니메이션 어워드 페스티벌 경쟁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소개된다. 2014년 시작한 일본 대표 애니메이션 시상식으로 한국작품이 초청되기는 처음이다.

‘언더독’은 개봉 전 미국과 프랑스 등 69개국에 판매됐다. 국내 개봉 이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지난해 중국 실크로드국제영화제 베스트 애니메이션상 수상에 힘입어 중국 개봉도 앞두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