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뺑반’ 캐릭터들의 매력을 믿고 보셔야 합니다

입력 2019-01-29 1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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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뺑반’은 ‘뺑소니 전담반’을 소재로 사용한 영화다. 경찰차부터 F3머신 등 차량도 나온다. 어쩌면 관객들은 ‘분노의 질주’시리즈처럼 눈이 휘둥그레지는 화려한 차가 줄줄이 나오거나 굉음이 터트리며 엄청난 스피드로 질주하는 자동차를 기대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짜릿함을 체험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큰 재미는 ‘차’가 아닌 경찰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관련된 인간관계라든지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차들의 질주가 아닌 정의와 생존을 위해 질주하는 인간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 안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숨 쉬고 있다. 주인공인 공효진, 조정석, 류준열을 비롯해 염정아, 전혜진, 손석구, 김기범(샤이니 키)까지 버릴 인물이 없다는 뜻이다.


● 말 더듬는 악역으로 변신한 조정석‧감정 절제를 택한 류준열

‘뺑반’으로 생애 첫 악역을 맡은 조정석은 통제 불능의 사업가 ‘재철’역을 맡았다. 한국 최초 F1 레이서 출신의 JC 모터스의 의장이다. 정재철은 탈세, 횡령, 뇌물 상납 등 온갖 범죄에 연루돼 있지만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는 인물. 여느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돈 많은 악역들의 설정과 비슷하지만 조정석의 ‘재철’은 위기의 상황에서는 말을 더듬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을 보이며 그동안 단골 악역인 재벌집 아들과는 또 다르다. 조정석은 “생존을 위해 나쁜 길로 빠져든 인물”로 해석하고 연기를 했다고도 했다.

매번 독특한 역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류준열이 ‘뺑반’에서는 에이스 순경 ‘민재’역을 맡았다. 극 중에서 마치 ‘셜록 홈즈’와 같은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상대의 빈틈을 발견하는 엉뚱한 매력을 보이는 그는 점점 드라마틱한 사건과 마주치게 된다. 그 안에서 류준열은 감정의 폭발보다는 절제를 택해 연기해 현실적인 인물로 만들어 냈다.


● 공효진‧염정아‧전혜진, 전방으로 나온 ‘걸크러쉬’

‘뺑반’에서 가장 눈여겨 볼 점은 배우 공효진, 염정아, 전혜진의 캐릭터다. 이 세 사람은 각각 본청 내사과에서 ‘뺑반’으로 좌천된 형사 ‘시연’ 역, 내사과 과장인 ‘지현’, 만삭의 ‘뺑반’ 리더 ‘선영’ 역을 맡았다. 지금까지 범죄 액션 영화에서 ‘리더’의 역할은 남자배우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차지한 것에 반해 ‘뺑반’에서는 여배우이 전방으로 나온다. 충무로에서 여배우들에게 배정됐던 소극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과감하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연기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같은 경찰이지만 이 안에서도 ‘생존’과 ‘정의’를 위해 싸우는 이들의 모습 또한 볼거리 중 하나이다.

하지만 한준희 감독은 성별의 밸런스를 굳이 맞추려고 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작품을 쓰면서 캐릭터를 만들면서 여성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판단했다”라며 “일부러 여성 캐릭터로 바꾸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공효진 역시 “시나리오를 보며 연구했던 것보다 현장에서 더 ‘걸크러쉬’ 캐릭터로 변했다”라고도 언급했다.


● ‘손하트’ 손석구와 ‘빨간머리’ 김기범은 시선강탈

‘뺑반’에서 배우 손석구의 존재감은 놀랍다. 금수저 검사 ‘기태호’ 역을 맡은 그는 시연과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며 늘 그를 걱정하는 인물. 그저 그런 존재감을 드러낼 줄 알았던 손석구는 기존 검사 캐릭터와 차별성을 두며 그만의 매력을 뽐내며 ‘뺑반’에서 존재감을 넓혀간다. 게다가 그가 나오는 장면은 웃음 코드가 많아 관객들이 숨을 돌릴 수 있게 한다. 특히 시연(공효진 분)을 돕는 과정에서 ‘손 하트’를 내미는 모습은 ‘시선강탈’한다.

김기범(샤이니 키) 역시 작은 역할이지만 ‘뺑반’을 통해 영화배우로 첫 신고식을 치렀다. 민재(류준열 분)과 한 가족처럼 지내는 레커차 기사 동수 역을 맡은 그는 빨간 머리로 염색을 한 채로 나와 단번에 시선을 끈다. 비록 분량은 많지 않지만 민재의 심리적인 변화에 원인을 제공하는 인물이 되는데 중요한 역할 중 한 명이다.

‘뺑반’은 1월 30일 개봉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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