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걱정없는 韓 매스스타트,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입력 2019-02-11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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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민국은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강국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이 종목 남자 금메달리스트 이승훈(31·대한항공)과 여자 은메달리스트 김보름(26·강원도청)이 그 중심에 있다. 이들은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이 종목에서도 유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힌다. 명실상부 든든한 쌍두마차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들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이승훈과 김보름을 뒷받침할 새 얼굴을 찾는 게 2018~2019시즌 대표팀에 주어진 과제다. 지금까지 그 과정은 매우 순조롭다. 이승훈이 네덜란드 실업리그에 진출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엄천호(27·스포츠토토)가 매스스타트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했고, 정재원(18·동북고)도 한층 향상된 기량을 뽐내며 세계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1일(한국시간) 독일 인첼의 막스아이허아레나에서 열린 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는 엄천호와 정재원이 잠재력을 입증한 무대였다. 둘은 조이 맨티아(미국)에 이어 2~3위로 나란히 골인하며 메달을 추가했다. 비록 금메달 목전에서 돌아섰지만, 레이스 막판 보여준 둘의 협업은 타 국가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특히 올 시즌 남자 매스스타트 월드컵랭킹 1위(랭킹포인트 475점)에 올라있는 엄천호는 인간승리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2009년 쇼트트랙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차세대 주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무려 8차례나 발목 수술을 받는 등 고비마다 부상에 고개를 숙였다. 폭발적인 순간스피드를 요하는 쇼트트랙에서 발목 부상은 치명적이다.

은퇴를 고민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택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엄청난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은 꾸준함은 엄천호의 또 다른 무기다. 9살 터울의 정재원도 향후 10년을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간판선수들의 나이 차이도 이상적이다. 이승훈과 엄천호는 4살, 엄천호와 정재원은 9살 차이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가능하다. 지금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이승훈의 후계자에 대한 걱정은 사라진다. 평창올림픽 때 “(정)재원이는 나보다 더 멋진 선수가 될 것”이라고 했던 이승훈의 호언장담이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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