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지암’ 나비효과? 공포영화 봄 극장 전진배치

입력 2019-03-04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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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0.0MHz’.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

영화 ‘곤지암’이 만든 나비효과일까. 공포영화들이 봄 극장가에 대거 몰리고 있다. 한국영화는 물론 외화까지 라인업이 화려하다. 봄바람 대신 오싹한 공포가 봄 극장에 불 태세다.

공포영화가 여름에 통한다는 고정관념은 깨진 지 오래다. 최근 몇 년간 한국 공포영화 제작이 미진했고, 간혹 만들어진다고 해도 대작이 몰리는 빅시즌인 여름에 개봉 일정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공포 장르의 외화들이 봄이나 가을에 개봉해 관객의 선택을 받기도 했지만 올해처럼 봄 시장에 대거 전진배치 되기는 이례적이다.

27일 ‘어스’를 시작으로 4월 ‘서스페리아’와 ‘공포의 묘지’가 잇따라 개봉한다. 5월에는 한국 공포영화 ‘0.0MHz’가 관객을 찾는다. 3월부터 5월까지 공포영화가 줄줄이 포진한 상황이다. 제목만 봐서는 저마다 낯선 작품처럼 느껴지지만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이야기인지 꼼꼼하게 살피다보면 호기심이 자동반사적으로 상승한다.


● 한국 공포영화 잇는 정은지 주연 ‘0.0MHz’

봄에 공포영화가 대거 몰리는 상황은 지난해 정범식 감독이 만든 ‘곤지암’의 성공 사례와 맞물려 시선을 붙잡는다. 3월 말 개봉한 공포영화 ‘곤지암’은 극장가 비수기의 한계를 딛고 10~20대 관객의 선택 속에 260만 명 동원에 성공했다.

영화는 폐쇄된 정신병원을 찾아 공포체험에 나선 주인공들이 그 상황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면서 겪는 미스터리한 일을 그리고 있다. 1020세대의 눈높이에 적중한 방식으로 장르를 풀어내면서 한국 공포영화의 저력을 다시금 환기시킨 작품이란 평가도 받았다.

그 바통을 받는 영화가 5월 개봉하는 정은지가 주연하고 유선동 감독이 연출한 ‘0.0MHz’이다. 기존 상업영화들과 비교해 제작진도, 주연진도, 인지도가 낮은 게 사실이지만 작품 자체를 향한 관심은 상당하다. 원작인 동명 웹툰이 쌓은 두터운 인기의 힘이다.

‘0.0MHz’는 ‘곤지암’을 이어가는 분위기의 작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제작사 스마일이엔티 관계자는 “웹툰 ‘0.0MHz’은 영화 ‘곤지암’ 탄생의 시초이자, 모티프가 된 작품”이라며 “웹툰을 옮긴 영화는 인간의 뇌파가 0.0MHz에 이르면 귀신을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밝혔다.

영화 ‘어스’(위쪽)-‘서스페리아’. 사진제공|UPI코리아·더쿱


● ‘겟 아웃’ 감독의 신작 ‘어스’ 향한 시선

물론 외화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당장 27일 개봉하는 ‘어스’는 극장가 복병이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2017년 5월 ‘겟 아웃’을 통해 색다른 공포영화의 세계를 시작해 국내서 210만 흥행에 성공한 조던 필 감독의 신작이란 점이 기대를 높이는 결정적인 배경이다.

‘겟 아웃’은 북미를 제외하고 한국에서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국내 관객의 높은 관심을 감안해서인지 ‘어스’ 제작진은 작품의 분위기를 알리는 예고편을 국내서 가장 먼저 공개해 시선몰이에도 나섰다.

조던 필 감독이 각본과 연출, 제작까지 맡은 ‘어스’는 휴가지에서 자신들과 똑같은 모습의 도플갱어를 만난 가족이 겪는 극한의 공포를 다룬다. ‘블랙 팬서’ 등으로 친숙한 루피타 뇽, 윈스턴 듀크가 주연으로 나선다.

4월 나오는 ‘서스페리아’, 스티븐 킹의 원작을 옮긴 ‘공포의 묘지’로도 공포 분위기는 이어진다. 특히 ‘서스페리아’는 지난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국내 관객을 사로잡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전혀 다른 분위기로 내놓는 공포영화다. 무용 아카데미에 들어가기 위해 미국에서 베를린으로 온 주인공이 겪는 기이한 경험을 다룬 영화는 1977년 나온 원작을 새롭게 각색했다. 틸다 스윈튼, 클로이 모레츠, 다코타 존슨까지 화려한 출연진 구성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또 다른 배경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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