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공소남닷컴] “인생을 춤으로”…더 강렬하고 깊어졌다

입력 2019-03-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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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정규연속공연 5000회를 돌파하는 등 대한민국 넌버벌극의 신화를 썼던 ‘사춤’이 더 강하고 더 세련되게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왔다. 사진은 대학로 군주의 복귀를 위해 신호탄을 쏘아올린 ‘사춤 시즌2’의 한 장면. 사진제공|두비컴

■ 사랑하면 춤을 춰라 시즌2 ‘렛츠 댄스, 크레이지’

국내 ‘댄스 뮤지컬’ 원조…새 시즌으로 복귀
장르를 넘나드는 춤과 오리지널 곡들로 채워
14년 함께한 배우 이용석 “사춤은 나의 전부”


박수칠 때 떠났던 ‘사춤’이 돌아왔다. 2년 만이다. 돌아온 사춤은 더 강렬해졌고, 더 세련되어졌고, 더 섹시해졌다. 겉은 젊어졌고 속은 원숙해져서 왔다. 그래서 그냥 ‘사춤’이 아니다. ‘사춤2’다.

흔히 “사춤, 사춤”하지만 풀네임은 ‘사랑하면 춤을 춰라’이다. 이번 시즌2는 새로운 타이틀을 내걸었다. ‘렛츠 댄스, 크레이지(Let’s Dance, CRAZY!)’. 사랑하면 춤을 추자. 그것도 미치도록!

사춤을 보았던 관객이라면 틀림없이 사춤2도 마음에 들겠지만, 어쩐지 좀 낯선 감이 있을지 모른다. 춤의 혈관을 돌아 흐르는 피는 여전히 뜨겁고 펄펄 뛰지만 그밖에는 완전히 다른 작품처럼 보일 정도다.

기존의 곡들이 일부 삽입되었던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오리지널 곡들로 채워졌다. 그 과정에서 지난한 시간들이 축축하게 쌓였다. 연출을 맡은 최광일 두비컴 대표가 “변덕 수준의 수많은 수정을 잘 견뎌준, 음악을 만든 카일리의 노고에 위로와 경의를 표한다”라고 프로그램북에 굳이 남겼을 정도다. “사춤은 나의 전부”라 자부하는 배우 이용석은 모든 장면의 안무를 직접 구성했다. 이용석은 시즌1부터 무려 14년을 사춤과 함께 해온 ‘사춤의 시조새’같은 배우다.

이용석 외에도 U.Je, ROA, 양근석, 변다희, 이민아, 박민우, 이동우, 박재원이 이번 사춤2 어벤져스팀이다.

사춤2는 총 16개의 장면으로 구성됐다. 한 쌍의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아기가 태어나고, 아기가 자라 청년이 되고, 다시 사랑을 하는 인생을 춤만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사춤의 춤은 대사이자 넘버(뮤지컬 노래)이다. 탱고, 자이브, 발레, 재즈댄스, 비보잉, 팝핀 등 장르불문의 춤이 별처럼 쏟아진다. 여기에 오리지널 음악과 심장을 연타하는 사운드, 현란한 조명과 감각적인 영상이 더해져 사춤 이상의 사춤이 완성된다.

사진제공|두비컴


다섯 번째인 ‘스트로브점프, 점멸쇼’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 빠르게 점멸하는 조명 사이로 허공을 날아다니는(정말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세계적인 현대무용의 명가 파슨스댄스컴퍼니의 대표작 ‘Caught’를 연상하게 했다.

‘관능과 질투’, ‘꿈’은 사춤이 단순한 댄스 퍼포먼스가 아닌 ‘댄스컬’인 이유를 명쾌히 설명해준다. 작품의 시작을 열고 끝을 맺는 ‘렛츠 댄스, 크레이지’는 관객의 몸에서 최대치의 아드레날린을 뽑아 올린다.

돌아온 사춤2 ‘렛츠 댄스, 크레이지’는 전용관인 서울 대학로 눈빛극장에서 오픈런으로 막을 올린다. 당신의 사랑에 가속페달을 밟아주는 공연, 사춤.

사랑한다면, 사춤하라.

사랑하지 않는다면, 한 번 더 사춤하라.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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