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TV로 못 보는 진짜 이유

입력 2019-03-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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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시범경기 중계포기가 아니라 제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프로야구를 중계하는 케이블 스포츠전문채널 제작 책임자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KBO리그 시범경기가 12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시범경기는 각 팀의 전력 점검뿐 아니라 새 시즌 흥행을 위한 마중물로도 역할이 매우 크다. 아직 쌀쌀한 날씨 탓에 시범경기는 선수들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오후 1시에 시작된다. 이 경기 시간이 수년째 현장 중계 방송사들에게 큰 딜레마를 안기고 있다. 일부에서 스포츠전문채널 컨소시엄이 최근 KBO의 뉴미디어 중계권 우선계약자로 선정되지 못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 놓고 있지만 각 방송사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11일 현재 KBSN스포츠, MBC스포츠+, SBS스포츠 3사와 SPOTV는 제작비 부담으로 시범경기 중계영상 제작 및 편성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KBSN스포츠 김관호 국장은 “시범경기가 V리그 플레이오프 기간과 겹친다. 양쪽 모두 중계를 하기 위해서는 중계차량 등 더 많은 장비를 임대해야 한다.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며 “낮 시간에 열리는 시범경기에 대한 광고 수요가 많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시범경기 중계방송을 제작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스포츠케이블 채널 관계자는 “프로야구 중계는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작비 문제로 정규시즌 중계 때 카메라 숫자를 줄일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상파와 케이블TV 중계권은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갖고 있지만 에이클라가 판매 대행 계약을 맺었다. 기간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로 올 시즌이 끝나면 만료된다.

직접 현장에서 중계영상을 제작하고 방송하는 케이블 스포츠전문채널은 모기업이 갖고 있는 중계권을 대행사에게 구입하는 복잡한 구조 속에서 높은 비용부담을 호소해 왔다. 치열한 경쟁 속 제작비도 상승했다. 결국 매 경기 2500만원 안팎 적자가 발생되는 시범경기 중계 영상제작을 포기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KBO는 새 시즌 흥행을 위해 12일 시범경기 시작 이후에도 케이블방송사와 중계방송을 위한 의논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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