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본색] LG 켈리, 화려한 스펙과 소사의 잔상

입력 2019-03-13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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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시범경기’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연속 안타를 허용한 LG 선발 켈리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고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LG 트윈스 새 외국인투수 케이스 켈리(30)는 학창 시절 미국 청춘영화에 등장하는 고교 슈퍼스타 캐릭터 그대로였다. 풋볼 팀에서는 쿼터백이었고 야구팀에서는 에이스이자 유격수로 맹활약했다. 많은 명문대학이 장학금을 제안하며 스카우트 경쟁을 펼쳤다. 2008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가 1라운드에서 켈리의 이름을 불렀고, 사이닝 보너스 300만 달러를 제안했다. 그러나 켈리는 많은 인생의 프리미엄이 뒤따르는 명문대 쿼터백을 포기하고 야구선수가 됐다.

본인은 투수보다 유격수에 더 매력을 느꼈지만 팀은 투수를 원했고 타격보다 투구에 더 경쟁력을 보였다. 보스턴 유망주 2위에 오르기도 했고, 미래의 에이스 후보로 불렸다. 2010시즌 후 보스턴이 아드리안 곤잘레스를 영입하는 대가로 내놓은 특급 유망주 명단에 포함돼 이적했다. 2012년 샌디에이고에서 만22세에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6경기에 선발 등판하며 중용됐다. 그러나 이듬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해까지 빅리그 기록은 26경기 2승11패 평균자책점 5.46 WHIP 1.646이다. 트리플 A에서는 64경기(59선발) 21승22패 평균자책점 4.38, WHIP 1.403을 기록했다. 9이닝 평균 볼넷 2.9개가 돋보인다.

켈리의 강점은 커맨드와 땅볼 유도 능력이다. 반대로 좌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며 빅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투심과 슬라이더가 우타자에게는 효과적이지만 좌타자를 상대하는 체인지업의 구위는 이보다 떨어지는 이유가 크다.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서 켈리는 4이닝 동안 61개를 던져 4안타 1볼넷 2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146㎞를 기록한 투심 23개를 던지며 땅볼을 유도해 1회 제리 샌즈를 상대로 병살을 기록했다. 2회에는 김하성~서건창~허정엽을 모두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3회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기도 했지만 좌타자 주효상, 이정후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실점했다.

켈리의 전임자는 ‘이닝이터’ 헨리 소사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던졌다. 이날 첫 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소사가 갖고 있던 압도적인 체력과 구위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투심 패스트볼의 움직임이 뛰어나 땅볼 유도에는 분명한 강점이 있다. KBO리그 특유의 좁은 스트라이크존의 적응 여부에 많은 것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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