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위간부 연루 의혹…‘승리 게이트’ 그 끝은 어디인가

입력 2019-03-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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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동아닷컴DB

2016년 7월 문제의 카톡방 대화서
“경찰총장이 우리를 봐주고 있다”
최종훈 음주운전 보도 무마 정황도
민갑룡 경찰청장 “철저히 발본색원”


성 접대 의혹으로 촉발된 이른바 ‘승리의 단체 카톡방’ 파문이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다. 이번엔 경찰 고위간부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승리 게이트’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이트’는 권력 유착 비리 의혹을 일컫는 말로, 경찰은 이에 대한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승리와 그가 사내이사로 있던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의 관계자, 정준영 등 연예인과 지인들이 포함된 스마트폰 메신저 단체대화방(카톡방)에서 2016년 7월 “‘경찰총장’이 우리를 봐주고 있다”는 등 경찰과 유착 정황을 의심할 만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대화방은 승리가 2015년 12월 해외 투자자 성 접대를 암시하는 대화를 지인들과 나누고, 정준영이 성관계 ‘몰카’ 영상을 올려 이들과 공유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경찰은 해당 단체대화방에 “옆 업소가 우리 업소를 사진 찍고 신고했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고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에는 ‘경찰총장’이라는 직위가 없다. 경찰은 대화 참여자가 실제 경찰 고위간부를 가리키며 단순 오타를 냈는지 여부 등 사실을 확인할 방침이다. 대화가 오갈 당시 재임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해당 연예인들의 얼굴도 알지 못한다”며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FT아일랜드 최종훈. 동아닷컴DB


또 그룹 FT아일랜드의 멤버 최종훈이 2016년 3월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지만 경찰 관계자를 통해 관련 보도를 무마하려 했다고 의심케 하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YTN은 관련 의혹을 보도했다. 또 그 즈음 “팀장이 생일을 축하해줬다”는 언급도 등장해 경찰은 경찰 관계자 관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최종훈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그가 2016년 2월 서울 이태원에서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려 250만원의 벌금과 100일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면서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해 “어떤 청탁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찰 최고위층이 연루됐다는 유착 비리 의혹에 대해 경찰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철저히 수사·감찰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어떠한 비리나 범죄가 발견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단체대화방 관련 자료를 확보한 국민권익위는 이를 대검찰청에 이첩하며 승리의 성 접대 의혹과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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