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남북단일팀 추진’ 여자하키, 분위기는 느낌표 실력은 물음표

입력 2019-03-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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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민국 체육계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가 2020도쿄올림픽에서의 남북단일팀 구성이다. 남북은 지난달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일국 북한 체육상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3자 회동을 갖고 여자농구와 여자하키, 유도, 조정 등 4개 종목에서 단일팀을 꾸리기로 합의했다.

물론 이달 말 진행될 IOC 집행위원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큰 변수가 없는 한 현재 시점에서는 단일팀이 예정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현장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일단 여자하키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14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필드하키장에서 만난 여자하키 국가대표팀은 “한국하키의 발전과 함께 비인기 종목이 다시금 조명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1988서울올림픽 은메달, 1990베이징아시안게임(AG) 우승 주역인 여자하키대표팀 임계숙 감독은 “대한하키협회 차원에서 꾸준하게 (남북단일팀) 구성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 지난해 아시아권 대회부터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반대의견을 내놓은 적은 딱히 없었다. 하키발전과 더불어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여자하키대표팀 주장 서정은(KT)도 여기에 동조했다. “여자하키 단일팀에 대해 선수들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현실은 다른 문제다. 과거 세계 정상급 실력을 자랑한 여자하키는 이제 올림픽 본선진출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가대표의 근간인 실업팀도 많지 않고 인프라와 환경도 열악하다. 물론 도쿄올림픽을 향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14개국에 본선 자격이 주어질 여자하키는 6월 국제하키연맹(FIH) 시리즈 파이널에 걸린 6장 티켓 확보를 1차 목표로 정했다. 당초 우리가 올림픽 쿼터를 먼저 확보하고 남북단일팀을 구성하는 안을 고민했지만 이 경우, 애꿎은 우리 선수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결국 협회는 예선부터 단일팀을 출전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진짜 걱정거리가 있다. 베일에 가려진 북한여자하키의 실력이다. 1990베이징AG을 끝으로 사실상 성인 국제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현재로서는 북한 선수들의 실력을 확인할 길이 없다. 5월 진천선수촌에서 합동훈련을 계획한 가운데 우리는 북한 선수를 두 명 정도 합류시키는 방안을 생각하지만 엔트리 배분에 대한 북한의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올림픽 여자하키 엔트리는 16명으로 논의가 좀 더 필요할 수 있다.

임 감독은 “어렵겠지만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세대교체도 진행 중이다. 북한 선수들이 참여했을 때 전력은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했고, 서정은은 “팀 전체를 보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우리 선수들의 피해는 적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진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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