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 시작된 KBO리그 100% TV중계

입력 2019-03-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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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전 경기 TV중계’의 균열이 시작됐다. 스포츠케이블 방송사는 시청률이 떨어지는 경기의 중계 포기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뉴미디어 중계권사가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야구중계 소비 플랫폼의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케이블 TV가 중계를 하지 않았던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LG 트윈스 시범경기 역시 구단이 인터넷으로 자체 중계를 했었다. 스포츠동아DB

우려는 현실이 됐다. KBO리그의 전 경기 TV중계라는 매우 특별한 지위의 균열이 시작됐다. 프로야구 중계 컨텐츠가 TV에서 모바일 등 인터넷으로 급속히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따른다.

26,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는 TV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시즌 초반이고, 미국과 일본리그에서 뛰었던 KT 이대은의 시즌 데뷔전으로 관심이 높았지만 방송사는 프로배구 V리그 플레이오프를 중계를 선택했다. 이전에도 배구, 농구 등의 경기를 위해 야구경기가 생중계 되지 않은 사례는 있었다. 그러나 스포츠채널은 중계영상을 제작해 지연 중계 및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영상을 활용했었다.

KBO리그의 TV중계권을 갖고 있는 KBS, MBC, SBS 지상파3사 컨소시엄은 전체 리그 경기의 95%를 의무적으로 중계 방송해야 한다. 계약기간은 올해 2019시즌 까지다.

지상파 3사 컨소시엄은 TV중계권 판매권을 에이클라에게 위탁했다. 케이블 스포츠채널 스포티비의 모회사이기도 한 에이클라는 다시 이 중계권을 지상파3사의 계열사인 스포츠케이블 방송사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구조 속에서 스포츠케이블 방송사는 중계권료와 제작비를 모두 떠안고 있다. MBC스포츠+, SBS스포츠, KBSN과 스포티브 2개 채널은 번갈아 1~5순위로 중계 경기를 선택하고 있다. 이 중 5순위는 사실상 ‘적자 중계’라는 것이 방송사 입장이다. 중계영상을 제작하고 있는 케이블방송사들은 올 시즌을 앞두고 중계 카메라 숫자를 줄이는 등 제작비 절감을 시도하고 있다. 예산 절감을 위해 5순위 경기의 중계방송 포기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도 나온다.

올 시즌 후 TV중계권은 새로운 계약을 맺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방송사들이 의무방송 비율을 낮추는 협상카드를 꺼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26일 “방송사들이 중계영상 제작을 하지 않을 경우 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자가 제작을 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26,27일 KT-NC전도 이 조항에 따라 뉴미디어 중계권을 가진 통신사·포털 컨소시엄이 중계방송 제작을 하기로 했고 네이버, 카카오, 올레tv모바일, U+모바일tv, 옥수수 등에서 생중계된다. 야구팬들의 중계방송 소비가 TV에서 인터넷,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는 과정에서 매우 상징적인 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디오판독은 시행되지 않는다. 뉴미디어 중계사가 제작하는 영상이 판독센터로 송신되는 시스템은 아직 구축되지 않았다. KBO가 각 구장에서 직접 판독용 카메라를 운용하고 있지만 더 정확한 판독을 위해서 스포츠케이블 방송사가 촬영한 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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