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불후의 명곡’ 송소희, 몽니 꺾고 ‘정태춘·박은옥’ 특집 최종우승 (종합)

입력 2019-03-30 1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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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송소희가 우승을 차지했다.

30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 - 전설을 노래하다’에서는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정태춘, 박은옥 부부 특집이 그려졌다. 이들은 20여 년 만에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1978년 자작곡 ’시인의 마을‘로 데뷔한 정태춘은 ’촛불‘, ’92년 장마, 종로에서‘ 등 시적이면서도 역사의식을 담은 노랫말과 한국적인 포크 선율로 대중들과 함께한 가요계 음유시인이자 원조 싱어송라이터다. 뿐만 아니라, 1990년대 초 사전 심의 철폐 운동을 통해 대중음악의 표현의 자유를 이끌어낸 한국 음악사의 한 획을 그은 중요한 인물이다.

또한, 정태춘이 작사, 작곡한 ’회상‘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박은옥은 서정적인 분위기로 한국 포크음악의 전형으로 불리는 명곡들을 발표하며 큰 사랑을 받은 국내 대표 포크 여가수다. 1980년 신인가수 시절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정태춘과 박은옥은 ‘떠나가는 배’, ‘북한강에서’ 등 주옥같은 명곡을 발표하며 삶과 음악, 문화 예술의 동반자로 활동했다.

이날 방송은 정태춘이 ‘북한강에서’를 부르며 시작됐다. 정태춘은 기타 연주를 하며 담담하게 노래를 불렀고 모두 숨죽이며 그의 노래를 들었다. 이어 신동엽은 박은옥을 소개했다.

정태춘은 “방송국에 온지 오래 돼서 사람들에게 외국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라고 말했고 박은옥은 “방송 프로그램에 참여한지 20년이 지났다. 난 다행히 친숙한 느낌이다”라고 ‘불후의 명곡’을 출연한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연에서는 ‘자전거 탄 풍경’이 먼저 노래를 불렀다. 이들이 선택한 노래는 ‘시인의 마을’. ‘자전거 탄 풍경’은 “기존 작사가들에게 질타를 받았던 곡이다. 아마 문학적 표현이 있는 노래 중 거의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탄 풍경’은 감미로운 기타연주와 함게 무대를 꾸몄다.

두 번째로 무대를 선보인 가수는 장범준이었다. 그가 선택한 곡은 ‘촛불’. 장범준은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시는 아티스트였다. 이번이 아니면 장태춘 선생님을 뵙기 어려울 것 같아서 출연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지만 장태춘 선생님의 목소리로 아버지의 목소리를 상상할 수 있었다. 내가 부를 노래는 ‘촛불’이다. 편곡을 해서 어머님께 들려드렸는데 담백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담백하게 보여드리려 한다”라고 말했다.

정태춘은 ‘자전거 탄 풍경’의 음악을 듣고 “리듬을 타는 음악이었던 것 같다. 편곡도 좋았다”라고 말했다. 박은옥은 ‘촛불’에 대해서 “정태춘이 이야기를 안 했는데 본인의 실연에 관한 이야기다. 그 느낌이 고스란히 노래에 들어가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본인의 이야기처럼 사랑해주신 것 같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대결은 387표를 얻은 장범준의 승리였다. 그는 첫 출연에 1승을 차지했다.


알리는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선택해 불렀다. ‘92년 장마, 종로에서’(1993)는 발매 당시 공연윤리위원회(영상물등급위원회)의 가요 사전심의를 거부하며 불법으로 발매되었다. 1996년, 사전심의제도 폐지에 따라 정태춘이 1990년 발표했던 음반 ‘아, 대한민국...’과 함께 정식으로 발매 되었다. 알리의 강렬한 무대에 모두가 놀라워했다.

정태춘은 “한동안 종로는 시대 변화의 욕구, 나쁜 시대에 대한 분노가 들끓는 곳이었다. 그런 흐름이 가라앉으면서 그 거리를 걸어가며 만감이 교차했다. 한 시대에 함께 했던 사람들과 함께 했던 마음을 담아냈다”라고 말했다. 알리의 무대를 본 소감에 대해 박은옥은 “정말 깜짝 놀랐다. 평소 ‘불후의 명곡’ 애청자인데 알리가 노래를 잘한다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라고 말했다.

앞서 387표를 얻으며 1승을 차지한 장범준과의 대결에서 알리는 412표를 얻으며 1승을 차지했다.


이어진 경연에는 뮤지컬 배우 임태경이었다. 그는 ‘떠나가는 배’를 선곡했다. 이날 무대에서는 뮤지컬 배우 윤영석과 함께 했다. 임태경은 “‘떠나가는 배’의 부제가 ‘이어도’다. 이 ‘이어도’가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이상향의 세계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 역시 이상향을 호소하는 곡을 불렀으면 했다”라고 선곡 이유를 말했다.

환상적인 듀엣 무대를 펼친 임태경과 윤영석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정태춘은 “‘제주도’라는 산문집을 보고 영감을 얻어 ‘떠나가는 배’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박은옥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두 분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좋았다. 아름다운 노래를 들으면서 행복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대결에서는 419표를 얻으며 임태경과 윤영석이 우승했다.


이어진 무대는 서제이. 그가 부를 곡은 ‘사랑하는 이에게’였다. 서제이는 “두 분이 사랑을 하실 때 만든 곡으로 알고 있다. 서제이 스타일로 잘 부르겠다”라고 말했다. 늘 듀엣으로 무대에 오르다 처음으로 혼자서 무대에 오른 서제이는 노래를 마치고 눈물을 흘렸다.

박은옥은 “우리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사랑을 하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고 가사를 썼고 정태춘이 노래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정태춘은 “스케일을 크게 만들면서 작은 노래에 풍부한 매력을 담았다. 굉장한 변곡과 가창력이었다”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서제이는 임태경을 이기지 못했다.


6번째 순서는 밴드 몽니였다. 몽니는 박은옥의 ‘회상’을 준비했다. 몽니는 “우승 트로피를 생각하며 편곡을 했다. 그래야 멋진 무대를 준비할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내가 폭풍속에 들어간다. 최선을 다해 멋진 무대를 보여드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몽니의 무대를 본 박은옥은 “저 노래가 저렇게 다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회상’을 들으면서 정태춘에게 미안함이 들었다. 난 너무 밋밋하게 부른 게 아닌가 싶었다. 정태춘 노래도 샤우팅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대결의 결과는 423표를 얻은 몽니의 우승이었다.

마지막 순서는 국악인 송소희였다. 송소희는 “공연을 할 때 국악을 한국의 포크송이라 소개한다.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봉숭아’를 선곡했다. 특히 송소희는 대학 동기들과 합동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송소희의 무대를 본 박은옥은 “이 노래가 30년이라는 세월을 넘어서 송소희에게 가기 위해서 만들어진 노래가 된 것 같다. 이제 송소희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정태춘은 “40주년 콘서트를 하게 됐다. 전국 15개 도시에서 하게 될 것이다. 새 앨범과 시집과 노래 에세이집 발매가 될 것이다. 미술인 50여 분이 40주년 기념 전시회를 열어주시고 음악 다큐 영화를 만들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결의 승자는 송소희가 차지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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