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 ‘미우새’ 3부 편성, 시청자들 뿔났다

입력 2019-04-0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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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7일부터 3부 편성에
시청자 “몰입 방해…수익 위한 꼼수”
KBS·MBC도 3부 편성 고려 전망도

SBS가 7일부터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를 매회 세 번에 나눠 방송하는 ‘3부 편성’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1부와 2부 방송 직후 유사 중간광고를 배치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시청권 침해”와 “편법적으로 광고 수익을 올리려는 처사”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KBS와 MBC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미운 우리 새끼’는 이날 밤 9시5분부터 각 40분 분량의 내용을 3편에 걸쳐 방송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3부 편성으로 인해 방송 흐름이 끊기게 됐다는 불만을 즉각적으로 제기했다. 시청자들은 “광고가 프로그램의 몰입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 정도면 시청권 침해”라는 의견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이는 최근 반복적인 소재로 프로그램이 이전의 참신함을 잃었다는 실망감을 증폭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시청자들은 다양한 기획으로 내실을 다져도 부족한 시기에 3부 편성은 “앞뒤가 바뀐 느낌이 강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SBS는 “요즘 시청 패턴이 짧은 호흡으로 변화해 다양한 편성을 시도해보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SBS가 “다양한 시도의 일환”이라고 강조한 ‘편수 쪼개기’는 광고 수익을 위한 선택이라는 의심의 시선을 받고 있다. 현행법상 한 프로그램 사이 중간광고를 내보낼 수 없는 지상파 방송사는 2017년 5월 광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 ‘프리미엄 광고(PCM)’를 명분으로 유사 중간광고를 시작했다.

하지만 ‘위법’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런 유사 중간광고는 아무런 법적 조치를 받지 않았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광고정책과는 8일 “시청권 보호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법적 처벌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SBS의 변칙 편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회사의 경영 합리화를 위해 다른 방책 대신 시청자의 몰입을 깨면서까지 3부 편성을 도입한 것은 분명 자성이 필요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방송가 안팎에서는 KBS와 MBC도 조만간 이 같은 방식을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다. KBS와 MBC는 “지금까지는 3부 편성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지만, 방송관계자들은 “지상파 방송 채널에 3부 편성이 자리 잡는 건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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