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발목 잡는 ‘블랙홀 1번’ 타순

입력 2019-04-16 2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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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한용덕 감독(왼쪽)이 장종훈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화 이글스가 블랙홀로 변한 1번 타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격의 물꼬를 터줘야 할 자리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16일 수원 KT 위즈전(2-4 패)에 1번타자로 양성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개막전에선 정근우가 맡았던 자리지만, 1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오선진에 이어 이날도 다른 카드를 꺼냈다. 한 감독은 “지금 1번 역할을 수행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 오늘은 피처 유형(KT 우완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상 (좌타자) 양성우가 맞지 않을까 싶었다”고 밝혔다.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지만, 데이터를 살펴보면 한 감독의 고충이 어렵지 않게 파악된다. 1번 타순의 성적이 영 신통치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1번 타순에서 한화는 타율 0.181, 출루율 0.239를 기록했다. 1번 타순의 타율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할대이고, 출루율 또한 최하위다. 또 선발과 교체를 포함해 1번 타순에만 총 8명의 선수를 투입했다. 6명씩을 기용한 KT와 SK 와이번스를 제치고 최다 인원이다.

정근우의 부진이 결정적이다. 정근우는 1번 타순에서 타율 0.196, 출루율 0.288에 그쳤다. 올 시즌 익숙하지 않은 중견수로 변신해 수비부담이 늘면서 타격에까지 짙은 그림자가 드리운 듯한 양상이다. 정근우의 타격능력과 야구센스를 살리기 위해 외야수 전향을 유도한 효과가 아직까지는 본인은 물론 팀에도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양성우에게 1번을 양보한 정근우는 부담이 적은 8번으로 선발 출장했다.

양성우의 활약은 어땠을까. 4차례 타석에 들어서 1안타 1볼넷으로 나름의 몫을 했다. 그러나 KT 쿠에바스의 6이닝 4안타 무실점 역투에 휘말려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무기력했다. 6회초 김태균, 7회초 정근우의 잇따른 병살타도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른 팔꿈치 부상에서 벗어나 14일 만에 1군 엔트리에 복귀해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 이성열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부상 전까지 4홈런, 11타점을 올리며 해결사로 맹위를 떨치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8회초 KT 불펜을 상대로 어렵사리 2점을 따라붙었지만, 초반 4실점의 부담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원|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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