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영의 어쩌다] 보는 사람 찾기 힘든 ‘수요미식회’, 차라리 종영할 걸 그랬지?

입력 2019-04-23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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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보는 사람 찾기 힘든 ‘수요미식회’, 차라리 종영할 걸 그랬지?

‘아! 옛날이여~’

예능프로그램에서 종종 BGM으로 사용되는 가수 이선희의 노래(1985년 1월 발표된 1집 앨범 타이틀 곡) 제목이다. 지난 1월 방송을 재개한 tvN ‘수요미식회’의 현 상황을 잘 표현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최근 ‘수요미식회’는 존재감 없는 행보다. 과거 명성에 못 미치는 성적을 보여준다. 지난 3일 방송된 201회 ‘김치’ 편은 0.875%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처음 나온 0.8%대 시청률이다. 특히 4월 들어 시청률 하락세는 두드러진다. 10일 방송된 202회 ‘초콜릿’ 편이 0.818%를 기록한 데 이어 17일 방송된 203회 ‘닭백숙’ 편은 0.749%를 나타낸 것이다.

‘수요미식회’는 3주 연속 올해 자체 최저 시청률을 갈아치운 것도 모자라, 0.7%대 시청률로 추락했다. 개편 효과로 1.45%(188회 곰탕 편)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현재는 1%대도 도달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을 보여준다. (개편 전 1% 중반에서 2% 초중반 시청률 유지, 닐슨 코리아/ 전국가구/ 유료플랫폼)

시청률뿐만 아니라 화제성도 사라지고 있다. 방송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각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이하 ‘실검’)를 장악하던 ‘수요미식회’였지만, 최근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수요미식회’가 종영되거나 폐지된 것으로 아는 이들도 있다. ‘아직도 하느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먹방’ 트렌드를 주도하던 프로그램 명성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이제 이름만 남아 언제 폐지될지 모르는 프로그램으로 어렵게 버티고 있다.

이런 결과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무려 4개월이라는 재정비 기간에도 패널 교체 외엔 시청자들을 잡아끌 만한 새로운 콘텐츠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럴싸하게 포장만 바꾸고 사실상 내용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으니, 당연히 시청자들은 이런 변화를 매력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리고 시청자를 기만한 제작진의 태도도 프로그램 명성을 추락시킨 또 다른 요인이다. 재정비를 이유로 ‘휴방’을 결정할 경우, 방송이나 보도자료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전에 알리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수요미식회’ 제작진은 지난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잠적’에 가까운 시간을 가졌다. 당시 황교익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제작진은 시청자에 대한 배려 없이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잠적’해 버렸다. 그렇게 4개월이 지나 내놓은 결과물이 현재의 ‘수요미식회’다.

결국 ‘수요미식회’는 언제 폐지돼도 이상하지 않을 프로그램으로 남았다. 목요일에 방송하면서도 ‘수요미식회’라 부르는 아이러니함만 더한 채 말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수요미식회’는 백종원과 이영자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두 사람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콘텐츠에 스토리가 담겨 있어서다. 최근 시청자들은 공감하고 함께 경험해보고픈 것을 원한다. 그런데 ‘수요미식회’에는 그런 콘텐츠가 없다. 단순한 정보 전달과 식당 홍보에 치중된 느낌이 강하다. 만약 제작진이 이제라도 ‘수요미식회’를 바꾸고 싶다면, 자기 복제가 아닌 진짜 개편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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