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 타율로 본 KBO리그 승부사 TOP5, 페르난데스 군계일학!

입력 2019-04-23 1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페르난데스. 스포츠동아DB

7회 이후, 2점차 이내.

단숨에 승부가 뒤바뀔 수 있는 승부의 분수령이다. 선수들이 느끼는 긴장감도 평소의 두 배 이상이다. 특히 상대 배터리와 수 싸움을 해야 하는 타자 입장에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한 방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거나 역전을 이뤄내면 단숨에 영웅으로 등극할 수 있기에 스윙이 커지기도 한다. 승부사 기질이라는, 실력 이상의 요인이 작용한다는 의미다. 즉 7회 이후, 2점차 이내에서 타격 성적은 타자의 승부사 기질을 엿볼 수 있는 지표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 타율 1위 페르난데스, 승부사 기질도 최고!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1일까지 2019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62명의 타자 가운데 7회 이후, 2점차 이내(이하 승부처)에서 가장 강한 면모를 뽐낸 타자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두산 베어스)다. 시즌 타율 0.411(95타수39안타)로 이 부문 선두를 질주 중인 그의 가치는 승부처에서 더 빛난다. 승부처에서 무려 0.643(14타수9안타), 2홈런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리그 평균 승부처 타율(0.296)을 3할 이상 웃도는 성적이다.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3-1로 앞선 7회초 1사 만루에서 그랜드슬램을 발사하며 승부사 기질을 마음껏 뽐냈다. 두산의 단독 선두(17승8패) 질주에 엄청난 힘을 보태고 있음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다. 지난해 외국인타자 지미 파레디스(21경기) 스캇 반 슬라이크(12경기)가 33경기에서 거둔 합산 성적(타율 0.135·2홈런·8타점)으로 무너진 아픔을 씻어낸 것은 덤이다.

SK 이재원. 스포츠동아DB


● 이재원, 승부처에는 맡겨만 주세요!

SK 와이번스 주장 이재원(31)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타율 0.239(88타수21안타), 4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기본 성적만 보면 기대치를 밑도는 게 사실이다. 득점권타율도 0.240에 불과하다. 그러나 승부처에선 완전히 다른 타자로 변신한다. 20타수11안타, 2홈런으로 타율이 무려 0.550에 달한다. 페르난데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승부처에서 11개의 안타는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SK가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도 불구하고 2위(15승1무9패)를 달리고 있는 데는 승부처에서 강했던 이재원의 공을 무시할 수 없다.

삼성 구자욱-키움 박병호-SK 최정(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구자욱·박병호·최정, 중심타자의 품격

구자욱(26·삼성 라이온즈)과 박병호(33·키움 히어로즈), 최정(32·SK)이 페르난데스와 이재원의 뒤를 이어 승부처 타율 3~5위에 올라있다. 올 시즌 25경기에서 타율 0.324(102타수33안타), 3홈런, 18타점으로 활약 중인 구자욱은 승부처에서도 15타수8안타(타율 0.533)의 맹타를 휘둘렀다. 20경기에서 타율 0.324(68타수22안타), 3홈런, 12타점을 기록 중인 박병호는 득점권타율이 0.261에 불과하지만, 승부처에선 10타수5안타(타율 0.500)로 강했다.

최정은 이재원과 마찬가지로 24경기에서 기록한 시즌 타율이 0.232(82타수19안타·4홈런·17타점)에 불과하다. 그러나 승부처에선 17타수8안타(타율 0.471), 1홈런으로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다. 1회부터 6회까지 타율이 0.158(57타수9안타)에 불과하지만, 7회 이후 0.400(25타수10안타)의 고타율을 기록 중인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기본 기록에 드러나지 않은 가치를 마음껏 뽐냈다는 의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