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피플] 트와이스 사나의 글에서 일왕이란 단어를 찾으시오

입력 2019-05-01 10: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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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피플] 트와이스 사나의 글에서 일왕이란 단어를 찾으시오

트와이스 사나가 미묘한 구설수에 휘말렸다. 일본의 연호가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변경되는 것에 관한 글을 올렸다가 일왕(日王) 퇴위에 심경을 고백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은 것.

이 논란의 시작은 트와이스 공식 인스타그램 속 사나의 글에서 시작됐다. 사나는 최근 트와이스 공식 인스타그램에 “平成生まれとして、平成が終わるのはどことなくさみしいけど、平成お疲れ?でした!令和という新しいスタ?トに向けて、平成最後の今日はスッキリした1日にしましょう! (헤이세이에 태어난 사람으로 헤이세이가 끝난다는 건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지만 헤이세이 수고 많았습니다. 레이와라는 새로운 스타트를 향하 헤이세이의 마지막 날인 오늘을 상쾌하게 하루로 보내봐요.)”라는 글을 남겼다.



여기서 언급된 헤이세이는 일본의 연호(年號)로 최근 고령을 이유로 일왕의 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며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함에 따라 레이와로 연호가 변경됐다. 1일 아키히토 일왕의 아들인 나루히토 왕세자가 새로운 일왕에 즉위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인해 사나의 글은 단순한 연호 변경에 대한 글에서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를 아쉬워하는 글로 이해돼 일부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았다.

과거 다현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의류 브랜드 제품을 입었다고 일본 내 극우 정치인들의 질타를 받았던 것까지 언급하며 사나가 한국 계정에 일본 연호 변경에 관한 것이 경솔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 글에 대해 일부 언론과 누리꾼들이 보이는 행태는 “그래 너 잘 걸렸다” 같은 일종의 과민반응에 가깝다. 일부 언론에서는 사나의 글을 두고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에 안타까워 하는 글이라고 보도했지만 해당 글에 아키히토 일왕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연호 변경에 아쉬움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일왕의 퇴위를 안타까워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하지만 연호의 변경은 일종의 시대 구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실제 일본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보더라고 연호는 기성세대와 신세대를 가리키는 정도에서만 사용된다. 예를 들자면 기성세대의 이상한 고집을 보고 신세대는 이를 “역시 쇼와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그들과는 전혀 다른 문화를 지닌 신세대를 두고 기성세대는 “헤이세이 태생들이 뭘 알겠느냐”고 말하는 정도인 것이다.

이 같은 아주 작은 배경 지식을 가지고 사나의 글을 다시 보면 이는 일왕의 퇴위를 아쉬워하는 글이 아니라 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온 것에 신기해하는 글에 가깝다. 연호라는 독특한 문화를 가진 일본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새해 인사 수준의 글인 셈이다.

즉, 국내로 치자면 지난해 무술년에서 올해 기해년으로 새해가 밝아오면서 많은 이들에게 새해 인사를 건넨 것이다. 이 악의 없는 인사에 언론이 일왕 퇴위를 언급하며 기름을 뿌렸고 트와이스의 부진을 기원(?)하는 이들이 장작을 공급했다. 이렇게 논란을 활활 타오른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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