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열혈사제’ 안창환 “‘쏭삭’은 운명…이젠 그와 아름답게 이별해야죠”

입력 2019-05-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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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후 9년 만에 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안창환. 최근 종영한 SBS ‘열혈사제’를 무대로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열혈사제’서 태국인보다 더 태국인같은 연기로 호평받은 안창환


주변 반응 달라져 드라마 위력 실감
맛깔스러운 연기 태국 식당서 힌트
태닝으로 생긴 반점은 ‘영광의 상처’
아내와 아들에게 좋은 가장 되고파

“저는 쏭삭 테카라타나푸라서트입니다.”

태국인으로 오해받는 게 이해될 만큼 이렇게나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 속 자신의 이름을 읊고는 멋쩍은지 미소를 짓는다.

“쏭삭을 만난 건 운명”이라는 연기자 안창환(34)과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스포츠동아 편집국에서 만났다. 그는 “과분한 사랑이 감사하고 신기하다”며 “이제 숙제는 쏭삭과 아름답게 이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한 편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실감했다. 저는 이전과 똑같은데 주변 반응이 달라졌다. 사람인지라 이 분위기를 즐기면 너무 나갈까 걱정이 되는 등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하하! 어차피 지금 같은 반응은 점점 사라질 걸 알기에 마음은 편하다.”

안창환을 향한 관심은 드라마의 인기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가 맛깔스럽게 캐릭터를 소화한 힘이기도 하다. 그는 “어눌하게 한국어를 하는 게 어려워 현지인이 운영하는 태국음식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연습했다”며 “정신줄을 놓으니까 쉽더라”며 웃었다. 이어 “극중 욕하는 장면도 순수하다며 귀엽게 봐주셔서 다행히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열혈사제 ‘쏭삭’. 사진제공|SBS


쏭삭을 표현하기 위해 무에타이 연습과 피부를 까맣게 하는 과정에도 공을 들였다. 촬영 도중 일주일에 서너 차례 태닝숍에서 10분 동안 피부를 태웠다. 그는 “아직까지 남아 있는 허벅지 반점은 영광의 상처”라고 뿌듯해 했다. 검도를 11년간 해온 덕에 “몸을 쓰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극중 니트 모자(비니)는 “더운 나라 출신이 한국에선 춥지 않을까”라며 아이디어를 냈다.

안창환은 데뷔 이후 9년간 연극무대에서 활동했다. 고교 1학년 때 친구가 TV에 나온 모습이 멋있어 그를 따라 연기학원에 등록했다. 대학교도 연기 전공으로 진학해 꿈을 키웠다. “돌이켜보면 연기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은 기억이 없다. 촬영장에 나가면 그저 즐거웠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공감대가 형성되면 연기할 때 시너지 효과가 난다. 운이 좋아 지금까지 함께 한 동료들과 모두 합이 좋았다.”

아내인 연기자 장희정(37)과도 찰떡궁합이다. 1년6개월 동안 교제하고 2013년 결혼한 그는 연기자라는 동등한 입장에서 아내와 작품에 대해 토론하는 일상이 즐겁다. 안창환은 “제가 살면서 여러 선택을 했는데, 후회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결혼”이라며 “드라마 촬영 동안 4살배기 아들을 혼자 돌보느라 힘들었을 텐데 다른 말 않고 ‘고생했다’ 해줬을 때 뭉클했다”고 말했다.

“‘사람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얘기를 나눴을 때 솔직함이 진하게 묻어나는 연기자 그리고 남편이 되길 꿈꾼다. 성격 탓하며 아버지께 잘 다가가지 못한 미안함을 대신해 내 아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아이가 어른이 되어도 지금처럼 지낼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 같다.”

지금, 안창환이 바라는 게 있다면 시청자에게 새로운 모습을 빨리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한 작품으로 얻은 이미지가 차기작으로까지 이어진다면 피해 아닌 피해이지 않나”라며 “물 흐르듯 지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어떻게 새 옷을 입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 행보에 대해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열혈사제’ 때보다 반응이 좋든 나쁘든 결과는 온전히 제 몫이다. 그동안 해왔던 대로 제 자리에서 맡은 바 열심히 노력하겠다.”

● 안창환

▲ 1985년 6월28일생
▲ 2010년 수원대 연극영화학부 졸업
▲ 2011년 연극 ‘됴화만발’로 데뷔
▲ 2013년 연기자 장희정과 결혼
▲ 연극 ‘햄릿6’ ‘농담’ ‘관객모독’ ‘프랑켄슈타인’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등
▲ 영화 ‘그랜드파더’ ‘사라진 밤’ ‘걸캅스’ 등
▲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슬기로운 감빵생활’ ‘미스트리스’ 등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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