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 전설매치, 동해안더비…K리그 라이벌전 “뜨겁다”

입력 2019-05-06 1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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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K리그 명품 라이벌전들이 이름값을 해냈다. 기대 이상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국내 프로축구의 대표적인 더비는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슈퍼 매치,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전설 매치,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동해안 더비 등이다. 이들은 K리그 흥행카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밋밋한 경기로 승부다운 승부가 드물었다. 자연스럽게 팬들의 관심은 시들해졌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명품 라이벌전의 진면목을 보여주며 반전을 꾀했다.

5일 어린이날 벌어진 87번째 슈퍼 매치는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많은 얘깃거리를 만들어냈다.

수원의 만 18세 오현규는 고교생(매탄고) 최초의 슈퍼매치 출전자로 나섰다. 전반 39분 오현규 대신 투입된 데얀은 원래 서울의 레전드였다. 그런 그가 후반 11분 벼락같은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리자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데얀은 슈퍼매치 통산 9골(서울 7골·수원 2골)로 이 부문 1위다. 세리머니를 자제한 건 친정팀에 대한 예의였다. 수원 골키퍼 노동건은 한 차례 페널티킥(PK)을 선방하며 이날의 주인공이 될 뻔 했지만 두 번째 PK는 막지 못했다. 이날 두 번의 PK는 박주영이 찼다. PK 동점골이 터진 건 8분이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도 다 끝날 무렵이었다.

양 팀 감독이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할 정도로 눈을 뗄 수 없었던 이날 경기엔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관중인 2만4019명이 찾았다. 지난해 슈퍼매치보다 1만 명이상 늘어난 수치다. 2015년 4월18일 이후 치른 슈퍼 매치에서 7무7패로 승리가 없는 수원이나 윤주태의 골이 VAR(비디오판독) 판독으로 오프사이드가 되는 등 골 운이 따르지 않은 서울 모두 아쉽긴 마찬가지였다.

4일 열린 동해안 더비도 볼만했다. 승부는 포항의 2-1 역전승으로 끝났지만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구단이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두 구단의 161번째 자존심 대결은 예상대로 치열했다. 빠른 템포와 치열한 볼 경합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날 주인공은 1골1도움을 올린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였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16분, 오른쪽 크로스를 울산 골키퍼가 걷어내자 골문 가운데 있던 김승대가 재빠르게 왼발 슛으로 결승포를 성공시켰다.

김승대는 최근 팀의 위기 상황에서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했다. 최순호 감독의 뒤를 이어 지난달 23일 포항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은 데뷔전에서 수원을 1-0으로 물리친 데 이어 울산마저 잡아 2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전북과 서울의 승부도 명품이었다. 지난달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 9라운드에서 맞붙은 양 팀은 전반 34분 전북 이승기의 선제골과 후반 44분 서울 페시치의 동점골로 균형을 이룬 가운데 7분이 주어진 후반 추가 시간 종료 직전 전북 한승규의 결승골이 터지며 승부가 갈렸다. 이날 경기는 근래 보기 드문 짜릿한 승부였다.

객관적인 전략에서 전북의 우세가 점쳐졌고, 전반 알리바예프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더해지면서 일방적인 승부가 예상됐지만 서울 최용수 감독의 대담한 전술로 박진감 넘친 경기는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전설 매치가 왜 명품 라이벌전인지를 확인시킨 한판 승부였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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