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4번 아이언의 마술…연장전 4전 불패신화 이어가다

입력 2019-05-06 14: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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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사진제공|엘앤피코스메틱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26·미래에셋)이 이번에는 4번 아이언의 마술을 앞세워 연장전 4전 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인통산 8승째이자 올 시즌 첫 우승의 기쁨도 누렸다.

김세영은 6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댈리 시티 레이크 머세드 컨트리클럽(파72·6551야드)에서 열린 메디힐 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약 21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이정은6(23·대방건설), 브론테 로(24·잉글랜드)와 연장전 끝에 우승상금 27만 달러(약 3억 원)를 챙겼다. 이날 3오버파 75타를 치며 4라운드 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2015년 바하마 LPGA 클래식 유선영(33), 에리야 쭈타누깐(24·태국)과 연장전을 시작으로 ‘플레이오프 불패’ 행진을 이어갔다.

‘역전의 여왕’과 ‘강심장의 승부사’를 상징하는 빨간 바지를 입고 나섰지만 최종라운드 초반은 쉽지 않았다. 2위와 3타차로 앞선 단독선두였던 김세영은 1번 홀 더블보기와 2번 홀 보기로 3타를 까먹는 등 전반에만 4타를 잃었다. 강심장이 무너지는 듯했고, 이 틈을 타 로가 7타를 줄이며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김세영은 티샷이 흔들린 탓에 전반 단 한 번만 페어웨이를 지키는 등 고전했다. 여차하면 10타차 역전패라는 악몽을 겪을 뻔 했지만 파5 15번 홀에서 반전 기회가 왔다. 215야드를 남기고 투온에 성공한 뒤 이날의 첫 버디버트를 집어넣어 7언더파 공동선두가 됐다.

하지만 파3 17번 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지며 다시 보기를 기록했다. 2위 재추락. 김세영은 경기 뒤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절망감이 왔다”고 고백했다. 6언더파로 후퇴하며 김세영이 악전고투하는 사이 이정은이 힘을 냈다. 파4 10번 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뒤 15번 홀에서 이글을 성공시키며 선두권으로 접근했다. 이어 파4 16번 홀과 18번 홀 버디로 마침내 공동선두까지 뛰어올랐다.

절망의 순간에서 김세영을 살린 구원군은 4번 아이언이었다. 선두와 1타 뒤진 채 맞이한 18번 홀. 199야드를 남기고 선택했던 4번 아이언 샷은 그린 입구에 떨어졌다. 김세영은 홀컵을 스쳐가는 이글퍼트를 놓쳤지만 쉬운 버디를 성공하며 힘겹게 연장전에 합류했다.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 첫 번째 승부. 가장 먼저 티샷을 한 김세영은 재차 홀에서 199야드를 남겨둔 뒤 이번에도 4번 아이언을 잡았다. 세컨드 샷은 직전보다 그린 입구에 더 가까이 떨어졌다. 이정은 역시 하이브리드 샷으로 투온에 성공했다. 로는 두 번째 샷이 오른쪽으로 밀려나간 뒤 가장 먼저 버디퍼트에 실패하며 우승에서 멀어졌다. 이어 이정은 역시 이글버트가 너무 길었고, 버디 버트마저 홀을 벗어났다.

안전하게 컵 1m 이내로 이글퍼트를 붙였던 김세영은 마침내 힘들었던 하루를 마감하는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포효했다. 직전 LA 오픈에서 호주교포 이민지(23)를 맹렬히 추격했지만 파3 18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준우승에 머룰렀던 아쉬움도 훌훌 털어낸 김세영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니 이런 순간이 왔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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