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비자라는 돌발암초 만난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입력 2019-05-08 0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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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OVO

2019시즌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비자변수라는 돌발암초를 만났다. 1일부터 캐나다 토론토에서 실시중인 남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차려진 밥상이 빈약하다며 구단들이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행사를 준비한 한국배구연맹(KOVO)과 행사를 대행하는 에이전트 회사도 당황한 표정이다.

4일 끝난 여자부의 경우 구단이 사전선호도 조사에서 추려진 30명 가운데 22명이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에 뛰었던 선수 가운데 4명(마야, 어나이, 파튜, 알레나)이 참가의사를 밝혀 26명을 채웠다. KOVO가 약속한 트라이아웃 참가인원 ‘커트라인’은 24명이다. 여자부는 수치상으로 한 구단이 4.3명의 후보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하는 셈이었다.

문제는 남자다. 30명 가운데 무려 11명이 불참했다. 19명의 새로운 참가선수에 재계약을 원하는 4명의 기존선수(아가메즈, 타이스, 펠리페, 요스바니)까지 포함하면 23명이다. 7개 구단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23명의 인원은 적다. 24명 이하일 경우 KOVO는 추가초청으로 선수 숫자를 채워주기로 했다.

예상 못한 사태의 첫 번째 원인은 캐나다의 비자정책에 있다. 동구권국가 출신들에게 유난히 엄격하게 비자심사를 했다. 쿠바 러시아 몬테네그로 선수 등이 은행잔고 증명서 등 대사관에서 원하는 서류를 내고도 비자가 나오지 않았다. 사실 비자는 한국배구연맹(KOVO)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캐나다 정부와 현지 대사관에서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기에 KOVO가 뭐라고 요구할 수도 없는 일이다.

지난해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렸을 때도 3명의 선수가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참가선수가 모자란 문제를 모두 비자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지만 외국인의 출입이 자유로운 유럽과 비교하면 캐나다의 비자문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었다. KOVO가 몬차를 대신해서 캐나다를 택한 것은 여러 상황을 고려한 결과였다. KOVO는 사전 현지조사 때 비자문제도 꼼꼼히 살폈다. 온타리오 배구협회에서 전적으로 도와준다는 약속도 했다. 실제로 행사가 무리 없이 진행되도록 잘 도와줬다. 남자부 쿠바국적의 마이클 산체스와 동구권국가의 상위순번 선수들이 비자를 받고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사례도 많다.

물론 예외도 있다. 여자부 사전선호도 조사 4위였던 니콜레타 페로비치(몬테네그로)가 참가를 원했지만 비자가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여자부의 경우 8명 불참자 가운데 페로비치를 제외한 7명은 사전선호도 20위 이후의 선수였다. 남자도 사전선호도 조사 상위 9명을 포함해 14명의 참가선수가 20위 이내였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여기에 숨겨진 2%가 있다. 사전선호도 하위순번의 많은 선수들이 비자를 받지 못한 것은 KOVO의 탓이 아니라 현지 에이전트들이 늑장을 부렸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가봐야 떨어질 확률이 높다는 생각에 이들은 소속 선수들의 비자 준비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고 비자문턱이 높다는 핑계를 대면서 참가를 처음부터 포기한 측면도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더 깊게 살펴봐야 한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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